수염 깎다 생긴 ‘면도 트러블’, 줄일 방법 없을까?

  • 기자명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4.11.20 17:00

수염이 자라는 남성들은 외출 전 면도를 하는 것이 일과 중 하나다. 면도를 할 때는 매번 얼굴에 직접 날을 대고 수염을 깎아야 하는 만큼 상처나 염증이 생기기도 쉬운데, 이를 두고 ‘면도 트러블’이라고도 부른다.

사실 이렇게 피부에 염증이 생겼을 때는 건드리지 않고 가만히 두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다고 면도를 아예 하지 않자니 지저분한 인상이 되기도 쉬워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매일같이 면도를 하는 남성들에게 떼어놓기 어려운 고민인 면도 트러블, 어떻게 해야 줄일 수 있을까?

잘못된 방법으로 면도를 하면 염증이 더 잘 생길 수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잘못된 방법으로 면도를 하면 염증이 더 잘 생길 수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면도날이 피부 자극해 염증 유발…일반 여드름과 차이는?
면도를 하다 보면 피부가 반복적으로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 면도날이 피부에 직접 닿으면서 표면을 긁거나 미세한 상처를 내는데, 이때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자극성 피부염이나 모낭염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면도날에 포함된 금속 성분이 피부에 자극을 주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면서 피부 염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흔하다.

이렇게 면도 탓에 생긴 피부 트러블은 겉보기에는 보통의 여드름처럼 보이지만, 일반적인 여드름과는 발생 기전이 다르다. 보통 여드름은 피지 분비가 많은 부위에서 잘 생기지만, 면도 트러블은 피지 분비와 무관하게 면도로 인해 모낭이 자극을 받아 생긴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턱과 목 사이, 볼 등 피지 분비가 비교적 적은 부위임에도 트러블이 쉽게 관찰되는 경향을 보인다.

잘못된 면도 방법 탓에 트러블이 생기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수염이 자란 방향과 반대로 수염을 깎는 습관이다. 역방향으로 수염을 깎으면 더 짧고 깔끔하게 깎인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오히려 피부 각질층까지 벗겨내 상처를 내기도 하고, 수염이 살 안쪽으로 파고들어 자라 염증을 유발하는 ‘인그로운’이 생길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염 상태에 맞는 방법으로 면도해야…면도날 교체하고 보습도 중요
상처를 최소화하고 깔끔하게 면도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태에 맞는 올바른 방법으로 면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사 김영훈 원장(셀린피부과의원)은 “수염이 거친 사람들에게는 쉐이빙 폼을 바르고 면도날에 물을 적시는 습식 면도를 추천한다”며 “습식 면도를 할 때는 털이 난 방향대로, 즉 정방향으로 면도해야 피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털이 난 방향과 반대로 면도를 하다 보면 피부가 면도날에 쉽게 베일 수 있다는 이유다.

반대로 수염이 가늘거나 털이 많이 나지 않는 경우라면 물을 묻히지 않은 채로 전기면도기를 사용한 건식 면도를 해도 괜찮다. 김영훈 원장은 “건식 면도를 하는 경우 역방향으로 면도해도 피부에 가해지는 손상이 크지 않은 편”이라며 “다만 전기면도기로 피부를 너무 세게 누르면 피부가 베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면도날을 사용한 지 오래됐다면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기간 날을 바꾸지 않고 사용하다 보면 날이 무뎌져 수염을 매끄럽게 깎지 못하고, 오히려 피부를 긁어내며 상처를 유발할 수 있어서다. 일반 면도기를 사용해 면도를 한다면 10~20회 사용했을 때마다 날을 교체해야 하며, 전기면도기는 1년에 1번 정도 날을 갈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면도 후에는 보습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피부가 건조할수록 각질이 잘 일어나면서 트러블에 더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극받은 피부를 진정시킬 수 있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고, 알코올 함량은 적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피부 보습에 도움이 된다. 만약 이미 트러블이 생겼다면 손으로 건드리지 말고 피부과를 방문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으며, 항생제 연고를 발라 가라앉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영훈 원장(셀린피부과의원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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