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골프 안쳐도 엘보 질환 생길 수 있다”… 자가 진단·비수술 치료법은?
- 기자명 권태원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11.26 12:00
병뚜껑을 열거나 행주를 짤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는 흔히 ‘테니스 엘보’, 골프 엘보’로 알려진 ‘내·외측 상과염’의 신호일 수 있다. 테니스와 골프를 치는 사람들에게 많이 생겨 이런 별칭을 갖게 됐지만 정형외과 전문의 이수현 원장(미금본닥터정형외과의원)은 “테니스나 골프를 치지 않아도 주부,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는 직업,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생활 습관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수술적 치료 없이도 증상이 크게 완화될 수 있는 반면, 치료를 미루고 방치하면 수술이 불가피할 수 있다. 테니스 엘보, 골프 엘보는 어떤 질환인지, 자가진단법과 평소 어떤 생활 습관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지 이 원장에게 자세히 물었다.
테니스 엘보란 어떤 질환인가요?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바깥쪽, 즉 몸에서 먼 쪽 뼈인 외상과에 염증과 변성이 생기는 질환으로, 정확한 진단명은 외측 상과염입니다. 이 질환은 손목의 과도한 사용으로 반복적이고 미세한 손상이 누적돼서 발생합니다. 실제로 테니스를 치는 운동선수가 아니더라도 마우스를 오래 사용하는 사무직 종사자나 요리사에게 많이 발생하죠. 또한 최근에는 요가나 필라테스처럼 체중을 팔로 지탱하는 운동을 하다가 생기는 경우도 많고, 플랭크 자세같이 손목과 팔꿈치에 지속적으로 압력이 가해지는 동작에서도 염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테니스 엘보의 전형적인 증상은 팔꿈치 바깥쪽에 나타나는 찌릿하고 뻐근한 통증이며, 손목을 위로 젖히거나 물건을 들어 올릴 때, 또는 병뚜껑을 따거나 문 손잡이를 돌릴 때 통증이 심해집니다.
팔을 쭉 편 채로 손등이 위로 오게 하고, 저항을 주면서 손목을 위로 젖힐 때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발생한다면 테니스 엘보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골프 엘보는 어떤 질환인가요?
골프 엘보는 테니스 엘보와 반대로 팔꿈치 안쪽, 즉 몸 쪽에 가까운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정확한 진단명은 내측 상과염이라고 합니다. 이는 팔꿈치 내측 뼈인 내측 상과에서 시작해서 손목까지 이어진 손목 굴곡근, 즉 손목에서 손바닥 방향으로 굽히는 근육과 힘줄에 염증이 생긴 상태예요. 이 질환의 이름은 골프 엘보지만 실제로 골프를 치지 않는 분들에게도 매우 흔하게 발생합니다. 손목을 반복해서 굽히는 작업, 예를 들어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행주를 짜는 동작, 그리고 반복적인 타이핑 같은 손과 팔을 비트는 행동이 일상적으로 많은 주부, 요리사, 육아 중인 부모님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팔꿈치 안쪽의 통증이 가장 흔하고, 물건을 꽉 쥐거나 손목에 힘을 줄 때 통증이 심해지며, 경우에 따라서 해당 부위가 붓거나 단단하게 굳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자가 진단법은 테니스 엘보와 반대입니다. 팔을 쭉 편 채로 손바닥이 하늘을 보게 한 다음에 저항을 주면서 손목을 굽힐 때 팔꿈치 안쪽에 통증이 유발된다면 골프 엘보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테니스 엘보와 골프 엘보, 차이는 무엇인가요?
두 질환의 공통점이 많지만 차이를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통증 위치에서 먼저 차이를 보이는데요,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바깥쪽, 골프 엘보는 팔꿈치 안쪽에 통증이 생깁니다. 염증 위치도 통증 위치와 비슷합니다. 테니스 엘보는 신전근, 즉 손목을 펴는 근육에 염증이 생기고, 골프 엘보는 굴곡근, 즉 손목을 굽히는 근육에 염증이 생깁니다. 테니스 엘보는 손목을 펴거나 드는 동작에서 통증이 심해지고, 골프 엘보는 물건을 쥐거나 손목을 아래로 꺾을 때 통증이 악화됩니다.
진단과 치료법은 어떻게 되나요?
이런 증상이 있을 경우 첫 번째는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통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엘보 질환은 아니기 때문에 엑스레이나 초음파 같은 영상 검사를 통해서 염증의 정확한 위치와 손상 정도를 파악해야 합니다. 치료는 단계적으로 접근합니다. 초기에는 대부분 보존적 치료, 즉 수술하지 않고 염증을 줄이는 방법이 우선됩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소염진통제,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스트레칭 등이 있습니다. 필요시 염증 부위의 국소 주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는데요. 스테로이드 주사, 프롤로 주사, DNA 주사, PRP 주사 등이 사용됩니다. 논문 중에 스테로이드 주사가 반복적으로 사용했을 때 조직 손상이나 재발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이 병들 자체가 천천히 좋아지는 양상을 띄기 때문에 저는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손과 팔을 완전히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자세와 생활 습관을 병행하면서 적절한 치료를 지속하는 것입니다.
대개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치료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간 치료해도 호전이 되지 않거나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절개해서 변성된 조직과 힘줄을 제거하는 수술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평소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나 습관은 무엇인가요?
팔꿈치 질환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나치게 무리하고 반복적인 사용을 피하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아예 사용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평소에 몇 가지만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손목과 팔꿈치를 사용하기 전에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 주세요.
두 번째,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한 손보다는 두 손을 사용하시고 손목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하세요.
세 번째, 장기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손목 받침대를 사용하고 30분마다 한 번씩 휴식을 취해 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만약 비슷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말고 초기에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만성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