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과 헷갈리는 ‘주사피부염’…어떻게 치료할까?

  • 기자명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2.26 21:00
  • 수정 2025.06.09 09:01

얼굴 피부가 울긋불긋 해지고 붉은 발진이나 농포가 나타나면 흔히 여드름을 떠올린다. 그런데 코 부위를 중심으로 홍조가 지속되고 피부가 민감해진다면, 여드름과 비슷해 보이지만 원인이 다른 '주사피부염(Rosacea)'일 가능성이 높다.

주사피부염은 전체 인구의 약 5%가 경험하는 질환으로, 주로 30~50대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남성이 더 흔하다. 오랜 기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 질환으로 재발 가능성이 높은데, 단순한 여드름으로 착각해 치료와 관리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주사피부염과 여드름의 증상 차이와 치료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여드름과 주사피부염은 원인과 치료법이 다른 질환이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여드름과 주사피부염은 원인과 치료법이 다른 질환이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여드름은 '피지', 주사피부염은 '혈관'의 문제
여드름은 모낭에 붙어있는 피지선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모낭 속에 고여 딱딱해진 면포, 구진, 농포, 결절 등의 증상을 보인다. 주로 유분이 많은 얼굴, 목, 가슴, 등, 어깨 부위에 많이 나타나며 피지와 연관된 염증이 발생한다. 대개 10대 초반에 발생하지만 30~40대 성인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다. 여드름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인 면포는 화이트헤드와 블랙헤드를 말한다. 면포가 오래되면 세균이 증식하고 염증 세포가 모여 붉은 여드름 구진이나 농포를 형성하게 된다.

주사피부염은 얼굴의 중앙 부위, 특히 코 주변부나 뺨, 턱, 이마 등에 여드름과 유사한 염증성 구진 및 농포가 나타나는 질환으로, 혈관의 변화가 특징이다. 초기에는 홍조가 간헐적으로 나타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적인 홍반 및 모세혈관 확장이 두드러진다. 홍조 증상이 반복되면 피부 장벽이 약해지면서 모공이 넓어질 수 있고, 얼굴 전체에 염증성 병변이 퍼질 수 있다. 또한 심해지면 안검염, 결막염, 홍채염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여드름, 피지 증가와 염증 반응이 원인...주사피부염은 유전적 영향 커
여드름은 여러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대표적 요인으로는 피지 분비의 증가, 털집과다각질화, 염증 반응 등을 들 수 있으며 스트레스나 유전적 요인도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악화 요인으로는 맞지 않는 화장품의 사용, 호르몬의 변화(생리 전후, 스트레스), 고당도 음식이나 유제품이 지목된다.

주사피부염의 발생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유전적 요인과 물리적인 자극, 모낭충의 과도한 증식,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사용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 특히 맵고 짠 음식을 먹거나 감정이 고조되는 경우, 술을 마시는 경우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만성적인 햇빛 노출, 카페인 과다 복용, 내분비 이상 등도 연관이 있다. 또한 주사피부염 환자의 30~40%는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치료법 다르게 접근해야...여드름과 주사피부염이 동반된 경우는?
여드름과 주사피부염의 치료 목표는 다르다. 여드름의 경우 피지 분비 조절과 면포 제거, 염증 억제가 목표라면 주사 치료는 혈관 확장 감소, 염증 억제, 피부 민감성 완화를 고려해 치료한다. 피부과 전문의 김형수 원장(서울에이치피부과의원)은 "여드름 치료의 경우 국소 치료제와 경구 항생제를 사용하고, 중증의 경우 이소트레티노인 처방을 고려할 수 있다. 주사피부염의 경우 국소 항염제와 혈관 수축제, 경구 항생제를 사용한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여드름과 주사피부염이 동반된 경우라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김 원장은 "여드름 치료제 중 이소트레티노인이나 과산화벤조일과 같은 일부 약물은 주사 환자의 피부를 자극할 수 있고, 혈관 수축제와 같은 주사 치료제는 여드름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으므로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을 우선 적용하고 민감도를 고려해 치료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평소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여드름 피부 관리를 위해서는 지성 피부용 약산성 클렌저를 사용하고 가벼운 오일프리 보습제와 논코메도제닉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면 피부 자극을 줄일 수 있다. 주사피부염이 있는 경우 계면활성화제가 강한 폼 클렌저보다는 순한 로션형, 혹은 크림형 클렌저를 사용하도록 한다. 세안 시에는 뜨거운 물보다는 미온수를 사용해 자극을 최소화해야 하며, 피부 장벽 보호를 위한 세라마이드나 판테놀 성분이 포함된 보습 제품을 사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원장은 "여드름 피부라면 초콜릿이나 탄산음료와 같은 고당도 음식, 우유나 치즈 같은 유제품의 과다 섭취는 주의하는 것이 좋고, 되도록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주사피부염이라면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 카페인, 알코올 섭취를 제한하고 온도 변화가 심한 환경은 피할 것을 권한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 김형수 원장(서울에이치피부과의원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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