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물에 수박 담그면 안 돼”... 식중독 예방하는 음식 보관법

  • 기자명 정보금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6.26 17:00
  • 수정 2025.07.02 17:26

여름은 기온과 습도가 높아 음식이 상하기 쉽다. 특히, 조리된 음식이나 수분이 많은 과일, 배달 음식은 상온에 잠시만 노출돼도 식중독균이 번식할 수 있어 아주 위험하다.

식중독은 가족, 회사, 학교 등 단체로 확산될 수 있는 감염성 질환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개인이 일상에서 위생 관리와 올바른 식품 보관을 철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은 6월 초부터 ‘식중독 다발 주의 기간’으로 지정하고 강력한 예방 수칙 준수를 권고하며, 여름철 식중독 예방에 시동을 걸었다.

여름철 식탁을 위협하는 식중독균은 대체 어디서 발생하는 것일까, 가정의학과 전문의 최원철 원장(이오의원)과 여름철 식중독의 위험성과 올바른 음식 보관법, 예방 수칙까지 자세히 알아본다.

계곡물에 담근 수박은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계곡물에 담근 수박은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증식, 상온 보관 음식 즉시 폐기해야
세균, 바이러스, 원충 등의 감염으로 발생하는 ‘감염성 위장염(Food poisoning)’을 일반적으로 ‘식중독’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식중독균은 40~60˚C의 온도에서 빠르게 증식한다.

특히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식중독균이 더 활발해지는데, 대표적인 여름 식중독균으로는 살모넬라균, 병원성 대장균, 비브리오균, 황색포도상구균이 있다. 최원철 원장은 “식중독균 중에서도 특히 살모넬라균은 저온, 냉동, 건조 상태에서도 생존할 만큼 강한 내성이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회나 생채소처럼 익히지 않고 섭취하는 식품은 물론, 달걀, 닭고기, 다짐육 등 단백질 식품도 상온에 방치하면 식중독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계곡물에 보관한 수박이 식중독 유발?∙∙∙”반드시 먹기 전 세척해야”
수분이 많은 과일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 수박을 시원하게 보관하기 위해 계곡물에 담그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오히려 식중독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최원철 원장은 “수박의 겉껍질에는 보이지 않는 농약이나 세균이 남아 있을 수 있는데, 이를 깨끗이 세척하지 않고 칼로 절단하면 오염 물질이 과육 안으로 쉽게 침투하게 된다”며, “수박은 절단 전 껍질을 깨끗이 세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때 식초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또한 남은 수박을 랩으로 씌워 보관할 경우 세균 수가 약 3,000배로 증가할 수 있어 반드시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해야 한다.

가열된 음식이라고 안심해선 안 돼∙∙∙ ‘교차 오염’도 주의해야
조리된 음식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가열한 음식을 충분히 식히지 않고 뜨거운 상태로 냉장고에 보관하면 내부 온도가 상승하고 다른 음식까지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갓 조리한 음식은 반드시 식힌 후 냉장 보관해야 하며, 여름철에 상온에서 2시간 이상 방치된 음식은 식중독균이 증식할 수 있어 과감히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균에 오염된 칼, 도마, 가위 등의 조리 도구를 사용하면서 균이 다른 음식으로 옮겨지는 ‘교차 오염’도 조심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육류, 어패류, 채소는 각각 전용 칼과 도마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며, 채소류를 먼저 손질한 후 육류를 다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토∙설사∙복통∙발열” 음식 섭취 후 72시간 내 증상 발현
식중독균은 원인에 따라 ‘독소형’과 ‘감염형’으로 나뉜다.

독소형 식중독은 세균이 만들어낸 독소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발생하는 유형이다. 이 경우 증상은 빠르게 나타나며, 보통 음식 섭취 후 1~6시간 이내에 구토, 복통, 설사 등이 시작된다. 대표적인 원인균으로는 황색포도상구균, 바실루스 세레우스균,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웰치균) 등이 있다.

반면, 감염형 식중독은 세균 자체가 인체에 들어와 장 내에서 증식하거나 독소를 생성하면서 증상을 유발하는 유형이다. 감염형 중에서도 체내에서 독소가 생성되는 경우는 8~16시간, 세균이 직접 장 점막을 침범하여 염증을 유발하는 경우는 16시간 이상의 잠복기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식중독균에 감염되면 음식 섭취 후 약 72시간 이내에 구토, 설사,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발생했다면 식중독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식품 보관법 지키고 식약처 권고 예방 수칙 준수해야”
무더운 여름, 식중독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올바른 음식 보관과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다. 최원철 원장은 “냉장고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냉장실은 1~5℃, 냉동실은 -18℃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뿐만 아니라 냉장고 문을 자주 여닫는 것 또한 내부 온도를 변화시켜 식중독균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 보관법에도 신경 써야 한다. 과일과 채소는 수분 유지와 세균 번식을 고려해 종류에 따라 보관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잎채소는 물기를 제거한 뒤 비닐에 담아 냉장 보관하고, 뿌리채소는 씻지 말고 신문지에 싸 보관하는 것이 좋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 올바른 식품 보관법이 중요하다|출처: 하이닥
식중독 예방을 위해 올바른 식품 보관법이 중요하다|출처: 하이닥

이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권고하는 식중독 예방 6대 수칙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식품 의약안전처 식중독 예방 6대 수칙]
①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② 냉장 식품 5℃ · 냉동식품 -18℃ 이하 보관 온도 준수하기
③ 날음식과 조리음식 조리 도구 구분하여 사용하기
④ 물은 되도록 끓여서 마시기
⑤ 육류 75℃, 어패류 85℃에서 1분 이상 익히기
⑥ 식재료 및 조리 도구는 깨끗이 세척·소독해 사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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