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 치료, 아플 때까지 기다렸다가 해도 될까?

  • 기자명 정재용 청량리연세휴치과의원 전문의
  • 입력 2025.07.20 14:00
정재용 원장|출처: 하이닥

충치는 언제 치료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충치를 발견하자마자 치료해야 할까요, 아니면 아플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혹은 최대한 버텨보다가 나중에 치료하는 것이 더 나을까요? 많은 분이 헷갈리는 충치 치료의 적기와, 그에 대한 흔한 오해들을 짚어봅니다.

첫 번째 오해: 충치가 있으면 반드시 아프다?
많은 분이 치아에 충치가 생기면 당연히 시리거나 아프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충치의 진행 과정을 이해하려면 치아의 구조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치아는 바깥쪽부터 법랑질(에나멜), 상아질, 치수(신경)의 세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가장 바깥층인 법랑질은 단단하고 신경이 없어, 충치가 이 부위에만 국한돼 있을 경우 아무런 통증이 없습니다. 그러나 법랑질을 지나 충치가 상아질까지 진행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상아질은 치수(신경)까지 미세한 관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자극에 시리거나 하는 통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아질에서도 치수에 근접할수록 통증이 커질 수 있으며 충치가 치수에 이르게 되면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보통 충치로 인한 통증 때문에 밤새 한숨도 못 주무시고 아침에 치과에 오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런 경우 충치가 신경에까지 이른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충치가 오랜 시간 천천히 진행됐거나 신경조직 일부가 변성된 경우에는 신경까지 손상됐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거의 없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충치는 아플 때 치료하면 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충치의 경우 치료보단 정기검진을 통해 지켜보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충치의 경우 치료보단 정기검진을 통해 지켜보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두 번째 오해: 충치는 무조건 발견 즉시 치료해야 한다?
정기검진을 통해 충치가 발견되는 경우 치료를 권유하면 아프지도 않은데 과잉 진료를 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충치가 있으나 조금 더 지켜보자고 하면 치료해야 하지 않냐고 걱정하기도 합니다.

물론 충치는 가급적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충치가 법랑질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에는 환자분의 구강위생 습관, 나이 등을 고려하여 치료보단 정기검진을 통해 지켜보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나이가 어린 환아에서는 아직 치질이 다 성숙하지 않아 충치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법랑질에 국한된 충치라 하더라도 예방적으로 치료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충치에 대한 적절한 치료 시기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스스로 이를 인지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숫자로 표현하자면 충치는 1부터 10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되지만, 증상이나 통증이 뚜렷하지 않고 충치가 6, 7 또는 9, 10단계에까지 이르러서야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충치가 있어도 방치되다가 증상이 있어서야 치과에 내원하게 되면 단순 충치 치료보다는 신경치료나 발치까지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충치의 정도를 혼자 예단하지 마시고 정기적 치과 검진을 통해서 충치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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