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폭발의 계절” 여름철 여드름, 어떻게 관리할까?
- 기자명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7.25 20:00
- 수정 2025.07.30 13:36
습하고 무더운 여름철에는 땀과 피지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피부 트러블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그중에서도 여드름은 가장 흔한 염증성 피부 질환 중 하나로, 조기에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염증이 반복되고 결국 색소침착이나 영구적인 흉터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여드름의 단계별 진행 과정부터 여름철에 꼭 알아야 할 관리법까지, 피부과 김현정 교수(가천대 길병원)의 조언을 통해 알아본다.

자외선·피지·습도, 여드름 악화시킨다
여드름(acne vulgaris)은 과도한 피지 분비, 모공 막힘, 세균 증식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피부 질환이다. 주로 사춘기 이후 피지선의 활성이 증가하면서 흔하게 나타나며 얼굴, 목, 가슴, 등과 같은 부위에 면포, 구진, 결절 등 다양한 형태로 발현된다.
특히 여드름은 여름철에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제로 인도에서 진행된 두 건의 대규모 연구(2002년, 2019년)에 따르면 전체 여드름 환자의 40.4%, 56.3%가 여름철에 증상이 악화된다고 응답했다. 이는 겨울철과 비교해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다. 이에 대해 김현정 교수는 “피부 온도가 1℃ 상승할 때마다 피지 분비가 약 10% 증가한다"라며 "고온다습한 여름 환경은 각질세포의 부종을 유도해 모공을 막고 피지 배출을 방해하며 염증을 유발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한 자외선(UV) 노출은 피부 표면의 스쿠알렌을 산화시켜 코메도(면포)를 유발하는 물질을 생성하고, 일부 자외선 차단제 성분은 오히려 모공을 막을 수 있어 여름철 여드름 악화의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여드름 진행 과정의 3단계..."초기부터 관리 시작해야"
이처럼 고온다습한 환경과 자외선 등 외부 자극에 노출되기 쉬운 여름철에는, 여드름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지 이해하고 단계에 맞는 치료와 관리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드름의 가장 초기 단계는 ‘면포(comedone)’로, 피지와 각질이 모공을 막은 상태를 의미한다. 겉으로는 화이트헤드와 블랙헤드의 형태로 나타나며, 눈에 띄는 염증은 없는 경우가 많다. 김현정 교수는 “면포 단계에서는 레티노이드나 과산화벤조일(BPO) 등의 외용제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며, 염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항생제나 경구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염증이 생기면 ‘구진(papule)’ 단계로 진행된다. 이때는 붉고 단단한 돌기 형태가 생기고, 손으로 짜게 되면 염증이 악화되거나 고름이 차오르면서 ‘농포(pustule)’로 발전할 수 있다. 농포는 중앙에 고름이 보이는 전형적인 염증성 여드름으로, 이 단계에서는 항염 외용제나 국소 항생제가 주로 사용된다. 가장 심한 단계는 ‘결절(nodule)’ 또는 ‘낭종(cyst)’이다. 이때는 염증이 피부 깊은 층까지 퍼지면서 통증이 심하고 흉터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전문의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농포나 결절 단계로 진행된 여드름을 방치하면 흉터(여드름 자국)가 남을 수 있으므로, 증상이 가벼운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여드름, 초기부터 패치로 관리하는 것도 방법
여드름이 심화되기 전 초기 단계부터 패치를 활용해 관리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짜기 전의 초기 여드름이라면 진정 관리와 외부 오염 차단이 중요하다. 특히 티트리, 살리실산, 분홍바늘꽃추출물 등 항염 및 피부 진정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포함된 패치 제품은 염증 발생을 막고 여드름의 진행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단단하게 부어오른 화농성 여드름 상태라면, 여드름균을 억제하고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응급 진정 관리가 필요하다. 항균·항염 기능을 갖춘 집중 케어용 패치를 활용하면 감염을 막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여드름을 짰거나 피부에 상처가 생긴 경우에는 위생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이때는 100% 하이드로콜로이드 재질의 여드름 패치를 사용하면 좋다. 이 패치는 상처 부위를 외부 자극으로부터 보호하고, 진물 흡수 및 자연 치유를 촉진하며 흉터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상처가 아물고 난 후 생긴 흉터 관리 단계에서는 재생을 돕는 성분이 포함된 흉터 전용 패치를 사용해 빠른 회복을 도모할 수 있다.
여드름 악화 막는 3가지 관리 포인트
여드름은 단순한 약물치료만으로 완전히 해결되기 어렵다. 특히 여름철에는 여드름이 악화되기 쉬운 요인이 많은 만큼, 일상 속에서의 꾸준한 피부 관리가 치료만큼 중요하다. 다음은 김현정 교수가 제안하는 여름철 여드름 피부 관리법이다.
① 피부 장벽을 고려한 세안
여드름 피부는 유분이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분이 부족하고 각질층이 손상된 경우가 많다. 특히 벤조일퍼옥사이드나 레티노이드같은 치료제는 각질층을 자극해 피부 장벽 기능을 손상시키고 수분 손실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저자극성 클렌저를 하루 2회 사용해 세안할 것을 권한다.
김 교수는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한 번 세안한 그룹보다 하루 두 번 세안한 그룹에서 면포와 염증성 병변 모두 더 많이 개선되었으며, 하루 네 번 세안은 오히려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무엇보다 강한 마찰이나 스크럽은 모공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② 보습제, '논코메도제닉' 제품으로 사용해야
여드름 피부에도 보습은 필수적이다. 치료제로 인해 약해진 각질층과 피부 장벽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분 공급과 지질 보충이 필수다. 단, 모공을 막지 않는 논코메도제닉(non-comedogenic) 제품을 선택해야 하며, 사용 후 피부 반응을 세심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③ 자외선 차단은 선택 아닌 필수
한때 햇볕이 여드름을 완화시킨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 연구들은 자외선이 오히려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 교수는 "실제로 자외선(UV) 노출이 피지를 산화시켜 면포 형성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라면서 자외선 차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모자, 양산, 긴팔 옷 등 물리적인 차단과 함께 자외선 차단제를 꾸준히 사용하는 습관이 필수다. 특히 여드름 피부라면 자외선 차단제의 성분과 제형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 김 교수는 “일부 자외선 차단제의 유분 성분이 오히려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라며, “반드시 논코메도제닉 제품 중 유분이 적은 젤 타입이나 워터베이스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