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할 때 피가?”… 의사가 밝힌 피 토하는 6가지 이유

  • 기자명 손선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10.08 14:00

기침할 때 피가 묻어 나온다면 양이 많든 적든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타액에 섞인 핏방울조차 치명적인 질환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의사 클레어 톰슨(Clare Thompson) 박사는 “환자들이 ‘피가 조금 나왔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많거나, 피가 많이 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피의 양은 많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피를 토하는 증상은 가벼운 원인도 있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의사들은 모든 경우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톰슨 박사는 피 섞인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 여섯 가지를 짚으며, 원인에 관계없이 반드시 의학적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침할 때 피가 나왔다면 피의 양과 상관없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기침할 때 피가 나왔다면 피의 양과 상관없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1. 이물질 흡입, “어린이, 산업직 종사자들은 특히 주의해야”
흡입한 이물질이 폐로 들어가면 폐 손상을 일으켜 피를 토할 수 있는데, 특히 어린아이들과 수작업, 산업직 종사자들에게 흔하게 발생한다.

아이들이 작은 장난감이나 구슬을 삼켜 폐 속에 머무는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흉부 감염으로 이어져 피가 섞인 기침을 할 수 있다. 톰슨 박사는 “아이들이 기침할 때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의사를 찾아 최소한 흉부 CT나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제조업 등에서 일하는 성인의 경우, 금속이나 나무, 유리 같은 미세 입자를 흡입해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석면 노출 시 위험이 더 커진다.

2. 흉부 감염, “폐렴, 결핵 감염 가능성도”
폐렴이나 결핵 등 심각한 흉부 감염병에 걸렸을 때도 기침 시 피가 섞여 나올 수 있다. 염증 때문에 폐의 내벽이 손상됐기 때문인데, 톰슨 박사는 “폐렴 같은 심각한 흉부 감염은 폐의 작은 공기주머니(폐포)에 염증과 자극을 일으켜 피를 토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기침, 발열, 호흡 시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3.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흡연, 유해 물질, 유전적 요인이 원인”
흡연자에게 흔한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폐기종(폐포 손상)과 만성 기관지염을 포함한다. 염증으로 폐가 부어오르고 점액이 차올라 호흡이 어려워지며, 급성 악화 시 심한 염증을 일으켜 피를 토할 수 있다. 톰슨 박사는 “이런 환자들은 평소에도 기침을 하지만, 기침 소리가 더 탁해지고 유색 가래나 피가 섞인 가래가 동반되기 시작하면 감염이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흡입제, 스테로이드, 항생제로 관리하지만, 증상이 악화되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 흡연 경험이 없는 경우라도 장기간 유해한 먼지나 연기 등 유해물질에 노출됐거나 유전적인 요인으로도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생길 수 있다.

4. 암, “4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은 검진 필요”
객혈의 가장 심각한 원인 중 하나는 폐암이다. 특히 감염이나 이물질 흡입, 심장 질환, 혈전 같은 특별한 원인 없이 4주 이상 기침이 계속된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톰슨 박사는 “암 발생률은 모두에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감기에 걸린 것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면 안 된다”며, “반드시 검사를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또한 모든 폐암이 흡연과 관련 있는 것은 아니며, 유전적 요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5. 혈전(폐색전증), “수술, 장거리 비행 후 주의해야”
기침에 피가 섞여 나올 때 가장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원인 중 하나가 폐색전증이다. 움직이지 않아 생기는 심부정맥혈전증(DVT)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다리에 생긴 혈전이 떨어져 나와 혈류를 따라 이동하다가 폐혈관을 막으면서 발생한다.

주로 수술 직후나 장거리 비행처럼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위험이 커지며, 장기간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도 혈액이 끈적해져 혈전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6. 심장질환, “판막 이상이 폐고혈압으로 출혈 유발”
심장 판막 이상으로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폐로 압력이 전달돼 폐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톰슨 박사는 “심장이 잘 작동하지 않으면 폐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폐에 고혈압이 생기고, 이로 인해 폐에 자극과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장 질환 환자는 질환이 진행될수록 이러한 위험이 있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클레어 톰슨(Clare Thompson) 박사는 영국 데일리메일(DailyMail)에서 치명적인 질환의 신호일 수 있는 객혈의 이유를 소개하며, “가래에 핏방울이 섞여 있든, 손수건에 많은 양의 피가 묻어났든, 절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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