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 평생 해야 할까?”… 신장 내과 전문의가 말하는 ‘투석 기준과 관리법’ ①[인터뷰]
- 기자명 정보금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9.22 17:00
[인터뷰] 신장내과 전문의 손승연 원장
투석, 단순한 수치 아닌 환자 상태 종합해 결정
투석 시작 시점부터 생활 관리까지…환자가 꼭 알아야 할 핵심 가이드
신부전 환자에게 투석은 삶의 전환점이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언제 시작해야 하는지, 투석 후 일상은 얼마나 달라지는지 두려워한다. 이에 손승연 원장(동내문삼성내과)은 “투석은 단순히 수치로만 결정되는 치료가 아니라 환자분의 전반적인 상태를 종합해 시작을 고려한다”고 강조하며, 환자들이 궁금해하는 투석 시작 기준과 생활 관리에 대해 설명했다.
신부전 환자에게 투석은 생명을 유지하는 중요한 치료이지만, 치료 시작 시점과 방법, 이후 관리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과 궁금증을 갖는 경우가 많다.
특히 “투석을 시작하면 평생 해야 하나?”, “삶의 질은 어떻게 달라지나?” 같은 질문이 대표적이다. 이에 손승연 원장은 “투석은 수치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환자의 증상과 생활 전반을 고려하는 치료”라며 “정확한 이해와 적극적인 자기 관리가 장기 합병증을 예방하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Q. 신부전 환자가 투석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의학적 기준은 무엇인가요? 수치 외에 종합적인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요?
투석은 단순히 혈액검사 수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보통 신장 기능이 심하게 떨어져서 eGFR이 10 이하로 내려가거나, 심한 피로·구토·호흡곤란 같은 요독 증상이 나타나면 시작을 고려합니다.
또 몸에 물이 많이 차서 숨이 차거나, 혈압·칼륨 조절이 안 되는 경우도 투석을 서두르게 됩니다. 결국 수치뿐 아니라 환자분의 전반적인 상태를 함께 보고 결정합니다.
Q. 투석은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으로 나뉜다고 알고 있습니다. 두 방식의 주요 차이점과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요?
혈액투석은 주 2~3회 병원에 오셔서 기계로 피를 걸러내는 방법이고, 복막투석은 집에서 스스로 복막을 이용해 투석액을 교환하는 방법입니다. 혈액투석은 효과가 확실하고 안정적이지만 시간표에 맞춰 생활해야 하고, 복막투석은 생활 자유도가 크지만 감염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어떤 방법이 좋을지는 환자분의 연령, 건강 상태, 생활 패턴, 가족의 도움 여부 등을 종합해 결정합니다.
Q. 투석을 시작하면 평생 지속해야 하나요? 신장 기능이 회복되는 경우도 있나요?
많은 분들이 투석을 시작하면 무조건 평생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만성 콩팥병으로 신장이 거의 망가진 경우는 장기간 투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급성으로 신장이 나빠진 경우(예: 탈수, 약물 부작용 등)에는 회복되면서 투석을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Q. 투석 중 갑작스럽게 저혈압이나 경련이 나타나는 이유와 대처법은 무엇인가요?
투석 중에 체액을 빠르게 빼다 보면 혈압이 뚝 떨어지거나 전해질 변화로 다리에 쥐가 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체중 변화에 맞는 적절한 투석량을 정하고, 식사 직후 투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저혈압이나 경련이 생기면 의료진이 즉시 수액이나 산소를 투여해 안정시켜 드립니다.

Q.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의 경우 투석을 견디기 힘든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연세가 많거나 심장병, 치매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은 표준적인 투석을 버티기 힘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투석 강도를 조금 낮추거나, 집에서 할 수 있는 복막투석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또 환자분의 삶의 질을 우선으로 해서 완화적인 치료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환자와 가족이 함께 상의해서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투석 후 피로감·빈혈·저혈압 같은 부작용은 얼마나 지속되며, 이를 완화할 방법은 무엇인가요?
투석 초반에는 피로를 많이 느끼지만, 시간이 지나면 몸이 적응합니다. 빈혈은 신장에서 조혈호르몬이 잘 안 나와서 생기는데, 주사치료(EPO)와 철분 보충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저혈압은 투석 방식과 식습관을 조정하면서 예방할 수 있습니다.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정기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Q. 투석을 하면 삶의 질이 급격히 나빠진다고 걱정하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처음에는 투석 때문에 생활이 제한될까 걱정하시지만, 오히려 증상이 좋아지고 컨디션이 회복되면서 이전보다 활동이 나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혈액투석은 병원 방문이 필요해 일정 관리가 중요하고, 복막투석은 집에서 하실 수 있지만 자가 관리가 필요하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꾸준히 치료와 생활관리를 하면 직장 생활이나 여행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Q. 투석 환자에게 특히 중요한 식이조절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가장 위험한 식습관은 무엇일까요?
투석 환자는 단백질은 부족하지 않게, 하지만 너무 많이는 안 되게 드셔야 하고, 소금은 반드시 줄여야 합니다. 또 칼륨이 많이 들어 있는 과일, 주스, 견과류는 과다 섭취를 피하셔야 합니다. 인이 많은 가공식품도 혈관과 뼈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가장 위험한 습관은 가공식품·패스트푸드, 그리고 과일 주스를 무심코 많이 드시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