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서 아픈 게 아닙니다”.. 통증·운동 제한 보이면 ‘오십견’ 신호
- 기자명 손선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11.21 14:00
[인터뷰] 정형외과 전문의 이재문 원장
40~60대 흔하지만 당뇨병 등에 발생... 단순 근육통과 달라
운동 제한·야간통 나타나면 초기 진단과 스트레칭 필수

오십견으로 더 잘 알려진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 관절을 감싸는 관절낭이 두꺼워지고 유착되면서 전 방향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아 근육통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방치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에 단순 근육통과 구별해서 관리해야 한다. 정형외과 전문의 이재문 원장(일등정형외과의원(수원))은 “오십견은 40~60대에 흔하지만 당뇨병, 갑상선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단순히 노화로 인한 증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하며, 야간통 또는 팔을 올리거나 돌릴 때 불편함이 생기면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오십견은 어떤 질환인가요?
오십견(Frozen Shoulder,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관절낭이 두꺼워지고 유착(달라붙음)이 생겨 어깨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주로 40~60대에서 발생하며, 특별한 외상 없이 서서히 통증과 운동 제한이 생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관절의 염증과 구축(굳음)’이 함께 진행되는 질환으로, 단순한 어깨 근육통과는 다릅니다. 초기에는 통증이 주 증상이고, 점차 어깨가 굳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합니다.
오십견의 주요 증상은 무엇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어떻게 달라지나요?
오십견의 대표적인 증상은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돌릴 때 통증이 생기고, 머리 감기나 옷 입기, 등 긁기와 같은 동작이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또한 야간 통증으로 인해 숙면이 어려워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어깨의 가동 범위가 점차 줄어드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증상은 보통 ‘통증기–동결기–회복기’의 3단계로 진행되며, 전체 경과는 약 1~2년에 걸쳐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통증기: 서서히 통증이 심해지고 야간통이 두드러집니다.
· 동결기: 통증은 다소 줄지만 어깨가 굳어 움직임 제한이 뚜렷합니다.
· 회복기: 어깨 움직임이 서서히 회복되고 통증도 완화됩니다.
단순 어깨 통증이나 회전근개 질환과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요?
단순 근육통은 며칠 휴식하거나 스트레칭하면 호전되는 반면, 오십견은 3개월 이상 통증과 관절운동 제한이 지속됩니다. 회전근개파열(힘줄 손상)은 특정 동작에서 통증이 심하고 근력 약화가 동반되지만, 오십견은 모든 방향에서 전반적인 관절운동 제한이 나타나는 점이 다릅니다. 정확한 감별을 위해 X-ray, 초음파, MRI 같은 영상검사가 도움이 됩니다.
‘오십견’이라는 명칭은 어떻게 붙여진 건가요? 특정 연령에서만 발생하나요?
과거 50대에서 흔히 나타나면서 불리게 된 명칭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40대 후반부터 60대 초반, 더 나아가 당뇨병·갑상선 질환이 있는 경우나 수술 후 장기간 어깨를 고정했을 때도 발생할 수 있어 나이만으로 제한되는 질환은 아닙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는 발병률이 2~4배 높고, 증상 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진단은 병력과 증상, 신체 진찰을 통해 이루어지며 능동적·수동적 관절운동 범위가 모두 제한된다면 오십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X-ray로는 석회화건염이나 관절염 등 다른 질환을 배제하고, 필요한 경우 MRI를 통해 회전근개 손상 여부를 확인합니다. 이러한 검사 결과를 종합해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가요?
대부분의 오십견은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됩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단계로 치료가 진행됩니다.
· 약물치료: 소염진통제(NSAIDs)나 근이완제를 사용해 통증과 염증을 조절합니다.
· 주사치료: 통증이 심하면 관절강 내 스테로이드 주사나 신경차단술로 염증을 줄여 움직임을 개선합니다.
· 물리치료·도수치료: 온열요법, 초음파치료, 스트레칭, 관절가동술 등으로 관절막의 유연성을 회복합니다.
· 운동치료: 벽 타기, 수건 뒤로 잡기, 진자운동 등 자가 스트레칭을 꾸준히 시행합니다.
대부분 6개월~1년 이내에 좋아지지만, 운동 제한이 심하거나 장기간 호전이 없으면 관절내시경 유리술(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오십견은 완치가 가능한가요? 재발 가능성도 궁금합니다.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질환으로, 적절한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면 대부분 완치될 수 있습니다. 다만 회복 속도는 개인차가 있고, 치료를 중단하거나 운동을 소홀히 하면 회복이 늦어지거나 반대쪽 어깨에 재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꾸준한 스트레칭과 관절운동이 가장 중요한 예후 인자입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관리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온찜질로 어깨 근육을 이완시키고, 통증이 심하지 않을 때는 부드럽게 스트레칭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팔을 앞·옆·뒤로 올리는 가동 운동을 꾸준히 해주고, 장시간 어깨를 고정하거나 무거운 가방을 드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수면 시 통증이 심할 경우 베개로 어깨를 지지하면 좋고, 무리한 스트레칭은 오히려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지도를 받아 시행해야 합니다.
치료가 늦어지면 다른 어깨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나요?
대부분 그렇지는 않지만, 치료가 늦어지거나 운동을 피하면 근육 위축, 석회화건염, 회전근개 약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체계적인 치료를 통해 만성 통증이나 영구적인 관절 구축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오십견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어깨가 아픈 것”이 아닙니다.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면 통증과 운동 제한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으며, 수술까지 가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운동과 포기하지 않는 관리’입니다. 통증 때문에 팔을 쓰지 않으면 더 굳고 회복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치료와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