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맘 놓고 떡국에 밥 말아 먹다간···'탄수화물 중독' 위험 ↑

  • 기자명 기노홍 하이닥 인턴기자,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1.28 12:00

설날이 되면 반가운 가족·친지들과 함께 다양한 명절 음식을 즐기게 된다. 하지만, 이 즐거운 시간 속에 숨어있는 건강의 위험신호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명절 음식 중에는 떡국, 잡채, 약식과 같은 고탄수화물 식품이 많은데,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는 중독과 같은 증상으로 이어지면서 비만, 당뇨병 등 각종 대사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명절의 즐거움을 만끽하되, 건강한 식습관의 균형을 잃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명절에는 고탄수화물 식품이 많아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명절에는 고탄수화물 식품이 많아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설 명절, 떡국에 잡채까지···탄수화물 과다 섭취 주의
탄수화물 하루 권장량은 300~400g 정도지만,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는 고탄수화물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해 권장량을 훌쩍 넘기기 쉽다. 하이닥 내분비내과 상담의사 이완구 원장(맑은샘내과의원)은 "명절 음식 중 주로 탄수화물이 많거나 고도로 정제된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라며, "떡국, 잡채, 약식, 만두, 빈대떡 등이 설 명절 음식 중 주의가 필요한 식품이다"라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공하는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명절에 먹는 음식에 포함된 탄수화물 양은 다음과 같다.

△ 떡국 한 그릇(700g 기준) : 약 115g
△ 약식 100g : 약 45g
△ 잡채 100g : 약 36g
△ 빈대떡 100g : 약 21g
△ 만두 100g : 약 17g

이 원장은 "떡국의 떡과 잡채의 당면은 물론 약식에 쓰인 찹쌀과 만두피에 쓰이는 밀가루 모두 정제 탄수화물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으며 "빈대떡은 기름진 음식으로 높은 칼로리는 물론, 탄수화물과 지방이 많아 작은 크기로 한두 개 정도 즐기는 것이 좋다"라고 전했다.

탄수화물 탐닉 심해지다 보면···당뇨·비만 유발할 수도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다 보면 쾌락 중추를 자극해 탄수화물에 대한 갈망과 의존이 커질 수 있는데, 이는 탄수화물을 탐닉하게 되는 중독의 특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탄수화물이 주는 만족감과 보상회로가 커진 만큼 탄수화물 섭취를 멈췄을 때 금단 우울감이나 두통, 짜증 등의 금단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 원장은 "탄수화물을 탐하는 행동 자체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현상의 일부이기 때문에 중독증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용어라고 본다. 다만, 여러 종류의 탄수화물 중에서도 특정 탄수화물을 과하게 탐하는 행동은 중독증의 특성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탄수화물은 정제 탄수화물과 비정제 탄수화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정제 탄수화물보다 비정제 탄수화물을 먹는 것이 좋다. 정제 탄수화물이란 가공을 통해 인공적으로 합성하거나 도정이나 정제를 거친 곡류로, 설탕, 백미, 흰 밀가루로 빵, 과자, 초콜릿, 케이크, 도넛, 면과 같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음식들이 다수 해당한다. 이러한 정제 탄수화물은 장내 유익균이 좋아하는 식이섬유가 제거되어 있으며 장내 흡수 속도가 빨라 동일한 칼로리를 포함하더라도 영양소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이 원장은 “탄수화물 중독 증상은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와 관계가 있는데, 이는 대사와 건강에 악영향을 유발한다”라며 과도하게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 나타나는 주요 위험에 관해 설명했다. 이 원장은 "정제 탄수화물을 섭취한 후에는 혈당이 급격히 상승했다가 다시 빠르게 떨어져 배고픔과 피로를 유발하는 혈당 스파이크 및 저혈당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라면서 "탄수화물 과다 섭취는 당뇨병을 비롯해 잉여 탄수화물이 체내에 지방으로 저장되는 비만을 유발할 수 있고 이 외에도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발병의 위험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건강한 명절 보내려면···"단백질 곁들이고 복합 탄수화물 섭취해야"
건강에 부담을 주지 않는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사를 적절한 양으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원장은 "떡, 잡채 등 탄수화물 음식은 한 번에 적은 양만 섭취하고, 탄수화물 음식에 고기, 생선, 달걀, 두부와 같은 단백질 식품을 곁들여 혈당 상승을 완화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나물이나 생채 등을 적극적으로 섭취해 낮은 칼로리로 포만감을 높이고 식사 후에는 산책과 같은 가벼운 운동을 통해 섭취한 칼로리를 소비하고 혈당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꼭 연휴가 아니더라도 평소에 정제 탄수화물 대신 혈당지수(GI)가 낮은 현미, 귀리, 통곡물 등 복합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는 소량씩 자주 천천히 씹어 먹는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한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을 섭취해 혈당을 안정시키고 포만감을 높인다면 탄수화물 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도움말 = 이완구 원장(맑은샘내과의원 내분비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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