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해외여행 시 HMPV 감염 주의···증상과 예방법은?
- 기자명 기노홍 하이닥 인턴기자,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1.24 20:00
- 수정 2025.02.03 10:34
다가오는 27일(월)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설 연휴 기간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늘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번 설 연휴 특별 교통대책 기간인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10일간 총 214만 1,000명, 일평균 기준 21만 4,000명의 여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과 영국,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급성호흡기감염증인 HMPV(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감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가천대 길병원)는“HMPV는 감기라 불리는 상기도 감염에 비해 증상이 오래갈 수 있다"라면서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중증 환자가 될 경우 치료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감염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HMPV, 호흡기 비말·오염된 물건 접촉으로 전파
HMPV는 2000년대 중국남부와 동남아에서 유행하던 사스(SARS)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여러 호흡기 감염병의 검체로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바이러스다. 엄 교수는 “HMPV는 신종 바이러스가 아닌 질병관리청에서 2014년부터 제4급 급성호흡기감염증 표본감시 대상으로 지정한 바이러스로 무거운 질병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HMPV의 전파 경로는 호흡기 비말을 통한 직접 전파와 감염된 사람의 분비물이나 오염된 물건의 접촉을 통한 간접 전파로 구분할 수 있다. 감염 시 발열, 기침, 가래, 콧물, 코막힘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세기관지염, 폐렴 등 하기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엄 교수는 “HMPV는 대부분 어린이, 노인 위주로 감염이 이루어지며 회복은 잘 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볍게 병을 일으키지만 면역 저하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심각함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RSV·감기·코로나 독감과의 차이점은···"증상 비슷해 구분 어려워"
HMPV는 코로나 팬데믹, 독감 확산세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바이러스일까. 엄 교수는 “HMPV는 독감에 비해 질병 부담이 적은 바이러스다”라며 “팬데믹 이후 PCR 유전자 검사법이 광범위하게 자리를 잡게 되면서 부담이 낮아진 영향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HMPV와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코로나, 감기, 독감은 모두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발열, 기침, 가래, 콧물 등의 증상이 비슷해 구분이 어렵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코로나와 독감의 경우 심각한 수준의 발열, 전신통증, 호흡기 증상들이 빠르고 강력하게 진행하지만 HMPV와 RSV는 이보다는 약하다. 사람마다 느끼는 강도와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증상이 정확한 감별의 척도가 되지는 못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HMPV 감염 여부 진단에 관해 엄 교수는 “확실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중 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multiplex-PCR)가 필요하며, 이 검사를 통해 HMPV 뿐만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8가지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손 씻기·기침예절 실천해야···증상 심하면 병원 방문 권고
엄 교수는 "다양한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 중 HMPV 감염만을 막는 특정 방법은 없으므로, 호흡기 감염을 예방하는 일반적인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에서는 호흡기 감염 예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은 실천을 권하고 있다. 먼저, 올바른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하며, 특히 외출 후, 식사 전후, 코를 풀거나 재채기 후, 용변 후에 손 씻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기침 예절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침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침 후에는 반드시 올바른 방법으로 손을 씻어야 한다.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용한 휴지나 마스크는 즉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평소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실내에서는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적절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만일 감염 증세가 심할 경우, 해열제나 수액 등의 대증치료를 위해 병원에서 진료받길 권장한다.
도움말 = 엄중식 교수(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