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밑 붓고 열난다면...감기 아닌 ‘유행성 이하선염’일 수도

  • 기자명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4.08 16:00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면서 각종 감염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갑작스럽게 귀 혹은 턱 아래 부위에서 통증과 부기가 생기고 열이 난다면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인 '유행성 이하선염(mumps)'일 수 있다. 흔히 '볼거리'라고도 불리는 유행성 이하선염은 주로 봄과 가을 환절기에 잘 발생하며 어린이집, 학교 등 집단생활을 하는 4~12세 학령기 아동 사이에서 유행하기 쉽다.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초기에 놓치기 쉬운 이하선의 주요 특징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유행성 이하선염은 귀 아래의 침샘이 부어오르고 열과 두통이 동반되는 감염성 바이러스 질환이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유행성 이하선염은 귀 아래의 침샘이 부어오르고 열과 두통이 동반되는 감염성 바이러스 질환이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침샘에 생긴 염증, 유행성 이하선염…아이들 감염 취약
유행성 이하선염은 침을 분비하는 기관인 이하선(귀밑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하선은 귀 바로 아래턱뼈 근처에 위치한 인체 최대의 침샘으로, 하루 약 1.5리터의 침을 만들어 음식물 소화와 구강 점막 보호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 이하선은 구강과 연결된 도관(스텐센관)을 통해 침을 분비하는데, 입안과 연결된 구조로 인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운 경로가 된다.

유행성 이하선염의 주요 원인균은 파라믹소바이러스(paramyxovirus)다. 침, 기침, 재채기에 의한 비말 전파는 물론, 수건이나 컵 등 오염된 물건 등을 통한 간접 접촉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편이며, 감염자의 약 20%는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로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 감염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전염력을 가지며, 증상이 나타난 후 5일까지도 바이러스를 배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집단생활을 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에게 발생하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잠복기 지나 귀밑 부어오르고 발열...감기 증상 동반
유행성 이하선염은 평균 1~2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귀밑, 볼 옆, 턱 아래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붓는 증상이 가장 흔한데, 한쪽(편측성)이 먼저 붓는 경우도 있다. 이후 발열, 두통, 근육통, 식욕부진, 구토 등 감기와 유사한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하선이 부으면 음식을 삼키는 것이 불편해지고, 일부 환자는 귀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비인후과 홍현정 원장(리앤홍이비인후과의원)은 "대부분 증상이 1주일 정도 지속되다가, 2주 차에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유행성 이하선염은 일반적으로 경과가 양호한 편이지만, 드물게는 ▲뇌수막염 ▲돌발성 난청 ▲췌장염 ▲고환염 ▲난소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홍 원장은 “합병증이 생기면 각 기관에 특이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라며 “예를 들어 뇌수막염은 고열, 두통, 구토, 경부 강직(목 뻣뻣함)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난청이 생기면 귀 먹먹함과 이명이 동반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예방은 MMR 백신으로…개인 위생 관리 철저히 해야
유행성 이하선염은 특별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해열제, 진통제, 수분 보충 등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요법이 치료의 기본이다. 통증이 심하다면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고, 구토나 탈수 증상이 있을 경우 전해질 보충이 필요하다. 또한 전염성 질환인 만큼, 완치 전까지는 격리 상태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MMR 백신(Mumps, Measles, Rubella) 접종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 백신은 유행성 이하선염을 비롯해 홍역, 풍진을 함께 예방할 수 있으며,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포함돼 무료로 제공된다. 1차 접종은 생후 12~15개월에, 2차 접종은 만 4~6세에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전에 접종하지 않았거나 면역력이 충분하지 않은 성인의 경우에도 의료진 상담을 통해 접종을 고려할 수 있다.

소아청소년과 서정호 원장(연세한결소아청소년과의원)은 “MMR 백신은 1회 접종 시 예방률이 약 66%, 2회 접종 시 약 88%로 보고돼 있다"라며 “감염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백신을 맞은 경우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훨씬 가볍고, 재접종은 필요 없다"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은 유행성 이하선염 예방을 위해 △자주 손 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씻지 않은 손으로 얼굴 만지지 않기 △의심 증상 시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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