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수술, 언제 필요할까?”... 증상·단계별 치료법 총정리② [인터뷰]
- 기자명 정신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7.23 07:00
[인터뷰] 외과 전문의 황태식 원장
치질 수술, 증상·단계 따라 신중히 결정… 환자 상태 고려가 중요
수술 방법 다양, 회복·재발 방지는 생활습관 관리가 핵심
치질은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로 관리가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환자의 증상, 치핵의 단계, 생활 불편 정도를 충분히 평가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 방법에는 전통적 절제술부터 에너지 장비, 원형자동문합기(PPH), 레이저 등 다양한 방식이 있으며,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다. 수술 후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과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과 전문의 황태식 원장(배곧참조은항외과)은 “치질 수술은 환자의 증상과 상태를 충분히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며 “수술이 두려워 치료를 미루기보다 전문의와 상담하고, 적절한 치료와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지난 인터뷰에 이어서 황 원장과 함께 치질 수술이 필요한 시점부터 수술 후 회복과 재발 방지 방법까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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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치질 수술 꼭 필요할까?”… 초기엔 ‘이것’ 개선으로 관리① [인터뷰]

Q. 치질이 얼마나 진행되었을 때 수술을 고려하게 되나요?
치질 수술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불편할 때 고려됩니다. 치질의 주된 증상은 항문 출혈, 탈항, 통증입니다.
먼저 항문 출혈의 경우, 위장관 문제가 아닌 항문 문제(치질)로 인한 출혈이라면 우선 보존적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증상 호전이 없으면 수술을 고려하게 됩니다.
탈항은 치핵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고, 저절로 들어가지 않아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 3단계부터는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사람에 따라 불편감의 정도는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2단계에서도 큰 불편감을 느끼지만, 어떤 사람은 3~4단계로 진행됐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통증은 치핵이 초기 단계일 때는 거의 없지만, 3~4단계로 진행되면 통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특히 급성으로 발생하는 혈전성 치핵은 통증이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치열의 경우, 배변 시 경미한 통증에서부터 항문이 좁고 찢어진 정도가 심하면 배변 후에도 하루 종일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치핵은 교과서적으로 3단계 이상일 때 수술이 고려될 수 있지만, 최종 결정은 환자와 충분히 상담한 후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치열은 대부분 보존적 치료(좌욕, 약물치료)로 호전되지만, 통증이 심하고 반복되거나 지속될 경우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Q. 현재 시행되는 치질 수술의 종류에 대해서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치핵 수술은 오랜 기간 연구와 발전이 있었지만, 치료의 기본 원칙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수술 방법은 수술하는 외과의의 선호와 수술 기구, 절제 방식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공통된 목표는 증상을 일으키는 치핵 덩어리(hemorrhoid pile)를 잘 절제해 불편 증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전통적 치핵 절제술로, 메스와 전기소작기를 사용합니다. 리가슈어, 하모닉스칼펠, 썬더비트 같은 에너지 기반 장비를 쓰기도 하며, 원형자동문합기(PPH) 나 레이저를 활용한 수술도 있습니다. 내치핵 절제에는 고무밴드 결찰술, 바나나클립 등이 쓰이기도 합니다.
각 방법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통적 절제술: 정교하고 세밀한 절제가 가능하며 합병증이 적지만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치핵이 심할 경우 통증이 비교적 큽니다. 수술 결과는 집도의의 경험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에너지 기반 장비(리가슈어 등): 수술 시간이 짧고 출혈·통증이 줄어들 수 있지만, 부종이나 항문 협착, 불충분 절제로 재수술 가능성이 있으며 비용이 더 높습니다.
•원형자동문합기(PPH): 통증이 적고 회복과 일상 복귀가 빠르지만 항문이 좁은 환자에게는 어렵고 술기 난도가 높아 협착·외치핵 제거 불충분, 높은 비용 등의 단점이 있습니다.
•레이저 수술: 출혈과 통증이 적을 수 있지만 조직 화상으로 상처 회복이 늦어지고, 부종·통증이 생기며, 중등도 이상 치핵은 불충분하게 제거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집도의의 경험과 수술 숙련도입니다.
Q. 통증이 적은 치질 수술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환자에게 적합한가요?
어떤 수술 방법이든 수술 후에는 어느 정도 통증이 따릅니다. 수술 후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가조절무통주사(PCA) 나 진통제·소염제 복용, 좌욕을 통해 상처 부위의 치유를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증을 무조건 참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통증을 조절해 항문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수술 후 통증은 여러 요인에 따라 다릅니다. 특히 수술 시 절제하는 치핵의 특성이 중요합니다. 치핵이 어느 정도 발달했는지, 크기는 어떤지, 절제할 치핵의 개수는 몇 개인지, 내치핵과 외치핵 중 어느 쪽에 주로 분포하는지에 따라 통증 양상이 달라집니다.
치질 수술 후 통증이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모든 수술이 참기 힘들 정도로 아픈 것은 아닙니다.

Q. 치질 수술 후 회복 기간은 얼마나 걸리며, 통증이나 재발 위험은 어느 정도인가요?
치질 수술 후에는 당일과 다음날, 그리고 첫 대변을 볼 때 통증이 가장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진통제, 좌욕 같은 보조요법을 활용하면 통증을 상당 부분 경감시킬 수 있습니다.
보통 수술 후 1주 이내에는 통증이 있지만, 2~3주부터는 통증이 크게 호전됩니다. 수술 상처로 인해 소량의 출혈, 진물, 부종이 나타날 수 있으며, 대부분 4주 이내에 회복됩니다. 드물게 상처 회복이 늦어져 6~8주까지 진물이 나오거나 불편감이 지속되기도 하지만, 이 또한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호전됩니다.
치질 수술은 무조건 참기 힘들 정도로 아프다는 오해가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수술 전 치핵이 심할수록 수술 후 통증이 큰 경향이 있으며, 치핵이 심하지 않다면 수술 후에도 통증이 그리 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치핵은 반드시 수술로 해결해야 하는 질환이 아니며, 평소 건강한 배변습관과 생활 관리, 보존적 치료로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오래 미루면 오히려 수술 후 회복이 더 어려울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Q. 치질이 자주 재발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중요한 생활습관은 무엇인가요?
치질이 자주 재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잘못된 배변습관 때문입니다. 특히 스마트폰을 보며 변기에 오래 앉아 있거나 불필요하게 힘을 주는 습관은 치핵이 다시 발달할 위험을 높입니다. 따라서 대변은 5분 이내에 보고, 변의가 느껴지지 않으면 변기에서 일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변비는 치질의 주요 위험 요인입니다. 변비가 있으면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게 되고, 그로 인해 치핵이나 치열이 잘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술 후에도 수분, 야채,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변비가 심하면 병원에서 처방받은 변비약을 복용해 배변을 편하고 쉽게 하는 것이 재발 예방에 중요합니다.
하지만 항문 조직의 특성상 구조적으로 치질이 잘 생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항문 불편감이 지속된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Q. 항문 통증이나 출혈이 있을 때, 병원에 가봐야 하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항문 통증이 있으면 우선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핵은 대부분 초기에는 통증이 없지만, 진행되거나 혈전성 치핵일 경우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이나 항문주위 농양도 통증을 유발하며, 출혈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각 질환에 따라 통증의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스스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항문 통증이 1~2일 이상 지속되면 항문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약물이나 좌욕만으로 호전되는 경우도 많지만, 신속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출혈이 있을 땐 출혈의 색깔, 양, 횟수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며, 출혈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감별진단과 치료를 위해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항문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항문 질환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부끄럽거나 두려운 마음에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기에 진료를 받고 적절한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하면 대부분 충분히 호전될 수 있습니다. 고통을 혼자 견디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해 삶의 질을 높이는 첫걸음을 내디디시길 바랍니다. 치료는 회복의 시작이며, 용기를 내는 순간부터 건강한 일상이 시작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