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나고 찝찝” 여름에 더 괴로운 ‘요실금’ 예방하려면?
- 기자명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7.18 19:00
- 수정 2025.07.30 13:39
습하고 더운 여름철, 불쾌지수는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이때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새는 요실금 증상이 있다면 그 불편함은 배가 된다. 땀과 소변이 뒤섞이며 냄새와 위생 문제가 심화되고, 심리적 위축으로 인해 외출조차 꺼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실금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배뇨 기능 이상을 나타내는 신호이다. 방치할 경우 삶의 질 저하는 물론, 우울감과 대인 기피 등 심리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어 조기 관리와 치료가 중요하다. 요실금은 왜 발생하며 주요 증상과 치료방법은 무엇인지, 산부인과 전문의 강미지 원장(여노피산부인과의원)의 조언을 토대로 알아본다.

여성에게 흔한 복압성 요실금...“임신·출산·폐경 등 영향”
방광은 매우 정교한 신경과 근육의 협력으로 작동된다. 정상적이라면 소변이 저장되는 동안 방광근이 이완되고, 소변이 새지 않도록 요도 괄약근은 수축한 상태를 유지한다. 반면 배뇨 시에는 이 반대로 움직이면서, 의지에 따라 소변을 배출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균형이 무너져 방광의 저장·배출 조절 시스템 기능이 떨어지면 다양한 형태의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다.
요실금은 크게 △복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 △혼합성 요실금 등으로 나뉜다. 이 중 가장 흔한 형태는 복압성 요실금으로, 주로 임신·출산·폐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 강미지 원장(여노피산부인과의원)은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통해 방광과 요도를 지지하는 골반저근이 약화되면서 요실금 위험이 높아지고, 폐경 이후에는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요도 탄력과 기능도 떨어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복압성 요실금은 복부에 힘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소변이 자신도 모르게 새는 증상이 특징이다. 기침이나 재채기, 웃음, 운동, 계단 오르기, 무거운 물건을 들 때처럼 복압이 순간적으로 증가하면 요도 괄약근이 이를 제대로 막아주지 못해 소변이 새게 된다.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의 수축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나타나며, 방광염이나 과민성 방광처럼 방광이 과도하게 민감하거나 과활동성일 때 발생할 수 있다. 주로 갑작스럽고 강한 요의를 느끼며 소변을 참기 어렵고 화장실에 도달하기 전에 새는 증상이 나타난다. 복압성과 절박성 두 가지 유형이 동시에 나타나는 혼합성 요실금은 특히 중년 이후 여성에게 흔하며 출산, 폐경, 골반 근육 약화, 방광 기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골반저근 강화하는 ‘케겔 운동’ 효과적
요실금을 방치하면 속옷이 자주 젖거나 냄새로 인한 위생 문제, 피부 자극 및 습진 같은 2차 질환, 자신감 저하와 사회적 위축, 우울감 등 심리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의심된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조기에 전문의의 상담과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요실금의 진단은 환자의 병력 청취로 시작된다. 증상이 나타나는 상황, 시기, 빈도 등을 파악하고, 기침할 때 소변이 새는지 혹은 갑작스러운 요의가 먼저 오는지 등으로 요실금의 형태를 구분한다. 또한 골반 근육 및 요도 상태를 확인하는 신체검사, 배뇨 일지 작성, 요속 검사(소변 흐름 측정), 패드 테스트(소변 누출량 측정) 등을 통해 보다 정밀한 상태를 평가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요실금의 원인에 따른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대부분의 요실금은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완화된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케겔 운동'이다. 골반저근을 강화하는 운동으로, 하루 여러 차례 요도를 조이는 근육을 수축하고 이완하는 동작을 반복하면 요도 주변 근육의 지지력이 향상되어 요실금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 소변을 참는 듯한 느낌으로 골반저근을 조여 3~5초 유지한 뒤 천천히 이완하는 동작을 하루 3번, 한 번에 10~15회 반복하는 것이 좋다. 이 때 호흡은 자연스럽게 유지하고 다른 부위엔 힘을 주지 않도록 한다.
이 외에도 방광을 규칙적으로 비우는 방광 훈련, 생활습관 개선 등이 요실금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특히 절박성 요실금이라면 방광 근육의 과도한 수축을 억제하거나 요의를 조절하는 약물 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때, 일부 환자에 한 해 요도슬링 수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카페인·술 멀리하고 꾸준히 운동하면 도움 돼
여름철은 활동량이 많아지는 계절인 만큼, 요실금 증상이 악화되기 쉬워 예방과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강미지 원장(여노피산부인과의원)은 “요실금은 일반적으로 겨울철에 증상이 심하지만, 여름에도 운동량 증가, 과도한 수분 섭취, 카페인·알코올 섭취 등이 방광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실금을 예방하려면 물을 너무 적게 마시는 것도, 과하게 마시는 것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1.5~2리터 정도의 수분을 천천히 나눠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며, 커피, 탄산음료, 술 등 방광을 자극하는 음료는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외출할 때는 갑자기 소변이 급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미리 정해진 시간마다 화장실에 들러 방광을 비우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또한, 배에 지방이 많이 쌓이면 방광에 압력이 가해져 요실금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복부 비만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강 원장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부터 시작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천하면 요실금 예방과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