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걱정에 여행 망치지 않으려면... '전립선' 건강부터 확인해야
- 기자명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7.26 17:00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바다나 계곡 등지로 떠나는 계획에 마음이 들뜨는 것도 잠시, 오랜 시간 차를 타는 것이 부담돼 쉽게 여행길에 나서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바로 전립선 비대증을 앓고 있는 중년 남성들이다. 이 질환은 소변과 관련된 불편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증상이 심해지면 소변을 참는 것이 어려워지고,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중년 위협하는 전립선 비대증…소변 참기 힘들어지기도
전립선 비대증은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시작돼, 60대에는 60~70%, 70대 이상에서는 거의 모든 남성에게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이 질환이 흔해지는 이유는 노화와 남성 호르몬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호두알만 하던 전립선이 점차 커지고, 전립선 안을 통과하는 요도를 압박하면서 배뇨와 관련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전립선 비대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소변 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어지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소변발이 약해진다고 느끼는 것도 대부분 전립선 비대증과 연관돼 있다. 또한 소변 줄기가 중간에 끊기거나, 힘을 줘야 나오고 한참 기다려야 흐르는 증상도 흔하게 나타난다. 질환이 점차 진행되면 수면 중 여러 차례 소변을 보기 위해 깨어나야 하고, 배뇨 후에도 잔뇨감이 남으며, 요의를 느끼면 참기 어려워 실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비만∙대사증후군 환자라면 특히 주의해야
전립선 비대증은 나이와 함께 체지방률, 대사증후군, 식습관 등의 요인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보라매병원 비뇨의학과 유상준 교수와 소화기내과 정지봉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체지방률이 높은 남성일수록 전립선 용적과 전립선 비대 발생률이 유의하게 높아진다. 연구팀은 “체지방률을 통해 하부요로 증상을 예측할 수 있었으며, 체지방률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면 전립선 비대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또한 대사증후군이 있는 고령 남성 역시 전립선 비대증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같은 병원 비뇨의학과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사증후군이 있는 40대 이상 남성의 전립선 비대증 발생 위험이 정상군보다 높았으며, 70대의 경우 그 위험도가 1.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식이가 전립선 비대증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약물 치료 우선... 효과 없을 땐 수술 고려해야
전립선이 커지는 것을 방치하면 소변 관련 증상이 점차 심해지고, 소변이 원활히 배출되지 못하면서 요로감염, 방광결석, 방광게실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이 심화하기 전에 적절한 검진과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는 어떻게 진행될까? 비뇨의학과 윤장호 교수(원광대학교 산본병원)는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 방법은 환자의 전립선 크기, 증상의 정도, 약물 치료 반응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윤 교수에 따르면 대부분은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며 △이미 복용하는 약이 많아 추가 약물 복용이 부담스러운 경우 △기립성 저혈압·성욕 감퇴·발기부전 같은 부작용 때문에 약물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봐야 한다.
‘수술’이라고 하면 부담부터 느끼는 이들이 많지만, 최근에는 수술법이 다양해지면서 환자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절제술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전기칼이나 레이저를 이용해 전립선을 절제하거나, 레이저로 조직을 녹이는 방식, 전립선 일부를 적출하는 수술, 혹은 전립선을 결찰사로 묶어 크기를 줄이는 시술도 시행되고 있다.
또한 윤 교수는 “수술에 부담을 느끼는 고령 환자의 경우, 로봇 시스템을 활용해 강한 수압으로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도 적용할 수 있다”며 치료법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강조한다.
한편, 전립선 비대증 치료 시에는 생활 습관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 특히 피로, 자극적인 음식, 과도한 음주는 전립선에 염증이나 부종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고지방·고콜레스테롤 식단은 전립선 비대증의 위험 요인으로 지적되는 만큼, 이들 식품의 섭취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식이요법과 더불어 적당한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 전립선 비대증을 예방∙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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