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시 주의해야 할 감염병 4가지…예방 수칙은?

  • 기자명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7.20 15:00
  • 수정 2025.07.30 13:37

여름철이면 더위를 피해 수영장이나 워터파크, 계곡 등에서 물놀이를 즐기려는 이들이 많아진다. 그러나 사람들이 몰리는 물놀이 장소는 각종 감염병에 노출되기 쉬운 공간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고온다습한 기온과 사람 간의 밀접한 접촉은 세균과 바이러스가 번식하고 전파되기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기 때문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상욱 원장(인천참사랑병원)은 “여름철 물놀이 이후 외이도염, 유행성 결막염, 수족구병, 레지오넬라증과 같은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이 원장의 조언을 바탕으로, 여름철 물놀이 시 주의해야 할 감염병 4가지와 주요 증상 및 예방법을 정리해 본다.

여름철 물놀이 시설에서는 각종 감염병이 전파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여름철 물놀이 시설에서는 각종 감염병이 전파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① 외이도염
외이도염은 바깥쪽의 귓구멍(외이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외이도는 원래 약산성의 보호막(피지막)과 귀지에 의해 외부 감염으로부터 보호받지만, 물놀이나 과도한 귀 세척 등으로 인해 보호막이 손상되면 세균 등이 번식하기 쉬워져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상욱 원장은 “물기를 충분히 제거하지 않고 귀가 장시간 젖은 상태로 방치되면 급성 외이도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라며 "특히 오염된 물에 노출될 경우 세균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물놀이 이후 샤워를 하고 면봉으로 귀 안쪽을 과도하게 닦는 습관 역시 외이도에 상처를 내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외이도염의 주요 증상으로는 귀 통증, 가려움, 이충만감(귀가 꽉 찬 느낌) 등이 있으며, 일부 환자에게는 귀 분비물이나 청력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원장은 “급성 외이도염을 방치하면 만성으로 악화될 수 있고, 드물게는 전신 감염으로도 발전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될 경우 빠르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② 유행성 결막염
물놀이 후 눈이 붉게 충혈됐다면, ‘유행성 결막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결막은 눈의 흰자와 눈꺼풀 안쪽을 덮고 있는 얇은 점막 조직으로, 외부 자극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민감하다. 특히 수영장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물 환경에서는 아데노바이러스 등 결막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쉬워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이상욱 원장은 "유행성 결막염에 걸리면 눈에 마치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이물감이 느껴지고 충혈, 가려움, 통증, 눈곱 증가, 눈꺼풀 및 결막의 부종, 분비물 증가 등이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어린아이의 경우 두통, 오한, 인후통,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대부분 물놀이 후 5~12일 정도 지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전염력이 매우 강해 유행 시기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 수영을 삼가고 물놀이 후에는 인공눈물 등으로 눈을 세척하는 것이 좋다.

③ 수족구병
수족구병은 주로 콕사키 바이러스나, 엔테로 바이러스와 같은 장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 질환이다. 주로 여름과 가을철에 흔하며 특히 4세 이하의 소아에게서 잘 나타난다.

주된 감염 경로는 감염자의 침, 가래, 콧물, 수포의 진물과 같은 분비물과의 접촉이며, 대변에 오염된 손이나 물건 등을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입으로 들어갈 수 있다. 특히 여름철 워터파크와 같은 물놀이 시설에서 오염된 물로 인해 전파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이상욱 원장은 "감염 시 대개 발열이 먼저 나타난 뒤 혀와 잇몸, 입천장 등에 통증성 궤양이 생기고 손과 발의 등이나 바닥에도 발진과 물집이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후통과 피로감, 식욕부진 등 나타나며, 입안의 궤양으로 인하여 식사를 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장바이러스 특성상 구토나 설사 등 위장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대부분 7~10일 이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전염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보이면 즉시 자가 격리하고 의료기관을 찾아 대증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④ 레지오넬라증
레지오넬라증은 레지오넬라균에 의해 오염된 물이 공기 중에 에어로졸(물방울) 형태로 퍼질 때, 이를 흡입하면서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이다.

이 균은 주로 25~45도의 따뜻한 물에서 잘 증식하며 스파, 온천, 분수, 하천, 온수기, 냉각탑, 가습기 등 다양한 물 관련 시설에서 발견된다. 특히 물이 정체된 상태에서 따뜻하게 유지되면 균의 증식이 활발해져 감염 위험이 커집니다.

감염 초기에는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갈 수도 있지만 대부분 고열, 오한, 기침, 근육통, 두통, 피로감 등의 독감 유사 증상으로 시작된다. 병이 진행되면 호흡 곤란, 흉통, 가래가 섞인 기침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폐렴으로 악화될 수 있다.

특히 고령자,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의 경우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으며, 드물게는 혼수상태나 다장기 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행히 일반 수영장은 물의 온도가 낮고 염소 소독 등 관리가 잘 이루어져 레지오넬라균 증식할 가능성이 낮다. 이상욱 원장은 “2019년 이후 국내 대형 워터파크에서 레지오넬라증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으며, 현재도 염소 소독과 수질 모니터링 등 정기적인 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과도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전했다.

물놀이 시 지켜야 할 감염병 예방 수칙 8
여름철 물놀이 장소는 불특정 다수가 함께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개인의 위생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수인성·접촉성 감염병이 쉽게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생활 속 실천이 필요하다. 다음은 이상욱 원장이 제안하는, 물놀이 시 지켜야 할 감염병 예방 수칙이다.

① 몸 상태가 안 좋을 땐 물놀이 삼가기
감기, 설사, 피부질환 등 감염 증상이 의심될 경우에는 물놀이는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② 개인위생 철저히 하기
물놀이 전후, 화장실 이용 전후, 식사 전에는 손과 얼굴을 비누로 깨끗이 씻도록 한다.

③ 피부 상처 주의하기
작은 상처라도 병원균이 침투할 수 있으므로, 상처가 있다면 방수 처리하거나 입수를 자제한다.

④ 물안경과 귀마개 착용하기
눈과 귀를 통한 감염을 막기 위해 보호용품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⑤ 개인 수건 및 세면도구 사용하기
공용 물품을 통한 교차 감염을 막기 위해 개인용 위생용품을 준비한다.

⑥ 물놀이 이후 샤워하기
전신을 깨끗이 씻어 피부에 남은 잔여 물질과 세균을 제거한다.

⑦ 수질 관리가 잘 된 워터파크 이용하기
정기적인 소독과 수질 점검이 이루어지는 시설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⑧ 입으로 물 삼키지 않기
수영 중 물을 삼키지 않도록 주의하고, 어린이는 보호자가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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