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빠지면 대장암・간암 발병률 증가↑… 치은염도 암 발병률 높여

  • 기자명 김진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7.22 16:00

서울대병원 연구팀, 20세 이상 성인 384만여 명 분석

치아 상실 시, 위암(21%), 간암(16%) 사망률 증가 확인

치은염만으로도, 간암 발병 및 사망 위험↑

치아 상실, 치은염(잇몸염증) 등 구강 건강이 나쁘면 특정 암의 발생 및 사망 위험이 커진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성인을 10년간 추적 관찰하여 이 같은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치아 상실과 같은 심각한 상태뿐 아니라, 치주 질환의 초기 단계인 치은염만으로도 암 발생 및 사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치주 질환의 초기 단계인 치은염만으로도 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연구팀은 2009년 구강 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384만 5,280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 연구(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의 질병 발생률을 비교하는 연구)를 설계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2006-2019) 데이터와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2010-2019)를 결합해, 평균 10.11년 동안 이들의 암 발생 및 사망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연구에서는 치은염, 치아우식증(충치), 치아 상실 등 세 가지 구강 질환과 암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치아 상실(Tooth loss)이 있는 그룹(점선)이 없는 그룹(실선)보다 전체 암 발생률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출처: Science Progress 논문

연구 결과, 치아 상실(C)은 여러 암의 위험을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나타났다. 치아 상실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대장암(13%), 간암(9%), 위암(8%), 폐암(4%)의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특히 사망 위험은 더욱 증가했는데, 전체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2% 높아졌으며, 암 종류별로는 위암(21%), 간암(16%), 대장암(14%), 폐암(8%) 순으로 증가했다. 또한 비교적 가벼운 잇몸 질환으로 여겨지는 치은염조차도 간암 발생 위험(8%), 사망 위험(11%)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구강 내 세균으로 인한 만성 염증이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져나가며 암 발생을 촉진하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구강과 위장에 동시에 서식하며 위장관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 pylori)이 중요한 연결고리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의 제1저자인 이승연 서울대학교병원 연구원은 "구강 건강을 개선하는 것이 암 위험 감소를 포함해 전반적인 공중 보건을 향상하기 위해 우선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암 종류에 따라 연관성이 다르게 나타난 만큼, 구체적인 기전을 증명하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다른 잠재적 위험 요인을 명확히 밝히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한국 성인의 구강 질환과 암 발생 및 사망률의 연관성: 전국적 후향적 코호트 연구, Association of oral disease with cancer incidence and mortality among adults in South Korea: A nationwide retrospective cohort study)는 2025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프로그레스(Science Progress)' 지난 6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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