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안이 붙는다”…난임 부를 수 있는 ‘자궁내막 유착’이란?
- 기자명 엄정민 최상산부인과의원 전문의
- 입력 2025.07.24 10:00

난임에 영향을 미치는 자궁 및 난소 질환으로는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난소낭종, 자궁내막증, 자궁용종 등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 질환은 모두 가임기 여성의 3명 중 1명이 겪을 만큼 흔한 대표적인 여성 질환입니다. 그러나 난임의 원인은 이들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간과되기 쉬우나 반드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자궁내막 유착’입니다.
자궁내막 유착(Asherman's syndrome)은 자궁 내막 조직이 손상된 후, 자궁 내벽 사이에 섬유성 조직이 형성되어 자궁강이 부분적으로 또는 광범위하게 서로 붙는 현상을 말합니다. 주로 유산 후 소파술이나 자궁 내 수술 등으로 내막이 손상되었을 때, 치유 과정에서 내막이 서로 붙으며 발생합니다. 자궁내막 유착은 자궁 내강이 좁아지거나 폐쇄되어 배아가 착상할 공간이 줄어들고, 내막의 정상적인 기능이 저하되어 임신이 어렵거나 반복 유산(습관성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자궁내막 유착은 난임, 월경량 감소(과소월경), 무월경, 반복 유산 등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임신에 성공하더라도 유산 위험이 커집니다. 유착 부위가 넓거나 심할수록 착상 장애 및 임신 유지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자궁내막 유착의 치료 방법, ‘유착박리술’
자궁내막 유착의 치료는 자궁경을 이용한 유착박리술(유착된 부위를 직접 떼어내는 수술)이 표준입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 불임 또는 반복 유산의 원인으로 확인된 경우: 임신을 원하는데 유착이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수술을 권장합니다.
- 월경량 감소, 무월경 등 증상이 있는 경우: 월경 장애가 심하거나 골반통, 생리통이 동반될 때도 치료가 필요합니다.
- 유착 범위가 넓거나 자궁강이 심하게 좁아진 경우: 광범위한 유착은 임신 가능성을 크게 떨어뜨리므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 정상 내막 회복 및 임신 준비를 위해: 유착이 확인된 여성에서 임신을 계획한다면, 내막 회복과 착상 환경 개선을 위해 수술을 시행합니다.

유착박리술 후에는 유착 재발 방지를 위해 자궁 내에 임시 장치(관)를 삽입하거나, 호르몬 치료를 병행하여 내막 회복을 돕기도 합니다. 감염 예방과 꾸준한 추적 관찰도 매우 중요합니다. 시술 후 일정 기간(보통 2주 이상) 성관계를 금지하는 것이 좋으며, 출혈이 멈출 때까지 과격한 운동이나 탕 목욕, 사우나도 금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수술 1개월 후 자궁내시경이나 초음파로 재유착 여부를 확인하고 내막 상태를 확인하여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궁 내막 회복이 확인되면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가능하며, 경우에 따라 시험관 시술 등 보조생식술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