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후 하반신 마비?... '척수 손상'막는 필수 준비운동 3
- 기자명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7.24 16:00
최근 양양, 고성 등지로 서핑을 즐기기 위해 떠나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수면 위를 시원하게 미끄러지며 더위를 날릴 수 있는 서핑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2021년부터 서핑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도 이러한 인기에 힘을 보탰다.
서핑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안전사고도 함께 늘고 있다. 서핑 보드에 부딪혀 피부가 찢기거나 타박상, 골절 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드물지만 ‘파도타기 척수병증(Surfer’s myelopathy)’이라는 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질환은 드물게 나타나지만, 심할 경우 하지 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에 인지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신전이 주요 원인, 초보자 주의 필요
‘파도타기 척수병증’은 비외상성 척수손상으로, 재활의학과 김원빈 전문의는 “서핑 중 보드 위에서 허리를 과도하게 젖힌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서, 척수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고 이로 인해 신경이 손상돼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한다.
서핑을 할 때는 파도를 잡기 위해 엎드린 상태에서 팔로 물을 젓는 ‘패들링’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게 되는데, 이 자세는 경추와 요추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고 척수의 혈류 공급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차가운 바닷물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을 더욱 저하시킨다. 이러한 원인들로 척수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지면 신경 세포가 손상돼 운동 기능이나 감각 기능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파도타기 척수병증은 서핑 초보자일수록 발생 위험이 크다. 김원빈 전문의는 “숙련자보다 자세가 불안정하고, 체력 소모나 회복 시간을 고려하지 못하는 초보자일수록 발병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서핑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파도에 대한 긴장감으로 몸에 더 많은 힘을 주고, 보드에서 일어설 때 허리를 과도하게 젖히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자세와 움직임은 척수의 혈류를 방해해 파도타기 척수병증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의심 증상 나타나면 즉시 서핑 멈춰야
파도타기 척수병증이 발생하면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김원빈 전문의는 “증상이 심해지면 보행이 어려워지고, 하반신 마비로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척수 손상은 오래 지속될 경우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어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 전문의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서핑을 중단하고, 허리를 굽힌 자세로 안정을 취한 뒤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도타기 척수병증의 진단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이뤄지며, 초기에는 절대 안정과 함께 수액 치료, 고압산소치료 등이 시행된다.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신경 기능 회복의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트레칭으로 몸 충분히 풀어야...추천 동작은?
파도타기 척수병증을 비롯해 서핑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분한 준비운동이 중요하다. 특히 서핑을 처음 배우는 초보자일수록 준비운동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그렇다면 어떤 준비운동을 해야 할까? 김원빈 전문의는 △고양이-소 자세(Cat-Cow Pose) △코브라 스트레칭(Cobra Stretch) △햄스트링 스트레칭을 통해 허리와 햄스트링을 이완시키고, 유연성을 높여 서핑 중 과도한 긴장과 부담을 줄일 것을 권장했다.

△고양이-소 자세
① 손과 무릎을 바닥에 대고 네발기기 자세를 취한다.
② 숨을 들이쉬며 날개뼈와 엉덩이가 가까워진다고 생각하고 복부를 아래쪽으로 밀어준다.
③ 배를 하늘 쪽으로 당긴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둥글게 말아 올려준다.
④ 1~2분간 반복한다.

△코브라 스트레칭
① 배를 대고 누워 팔꿈치를 어깨 아래에 놓고 손을 앞으로 뻗는다.
② 엉덩이, 허벅지, 다리를 가볍게 조이며 머리와 가슴을 들어올린다.
③ 깊게 숨을 쉬며 30초에서 1분간 자세를 유지한다.

△햄스트링 스트레칭
① 똑바로 등을 대고 눕는다.
② 한쪽 다리를 든다. 이때 골반은 바닥에 계속 붙어 있도록 한다.
③ 허벅지 하단부를 손으로 잡고 다리를 당겨준다.
이들 스트레칭과 함께 5~10분 정도 가볍게 걷거나 체온을 높이는 운동을 병행하면 전신 혈액순환을 도와 부상 위험을 더욱 줄일 수 있다. 김 전문의는 “간단한 스트레칭만으로도 ‘파도타기 척수병증’과 같은 심각한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며 “서핑 중에는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말고, 중간중간 몸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