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마비, 초기에 한방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 기자명 김동환 365매일한방병원 성남점 전문의
  • 입력 2025.07.25 13:00
  • 수정 2025.11.13 17:00
김동환 원장|출처: 하이닥
김동환 원장|출처: 하이닥

어느 날 아침, 거울을 보니 입꼬리가 한쪽으로만 올라가고 눈이 제대로 감기지 않는다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갑자기 얼굴 한쪽 근육이 움직이지 않고, 입이 돌아간 듯 보이는 상태. 바로 안면신경마비(일명 구안와사)입니다.

안면마비 중에서 뇌혈관 질환이나 감염 등의 원인 없이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가 제일 흔한데, 이를 특발성 안면마비, 또는 벨 마비(Bell’s palsy)라 합니다. 벨 마비를 방치하면 안면 근육이 회복되지 않고 후유증이 남을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내 얼굴이 왜 이러지?" 안면마비의 원인은
벨 마비는 특발성으로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습니다. 다만 임상적으로 추운 날씨, 스트레스, 과로, 정서적 불안이나 충격을 받고 마비가 발생하여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안면마비의 원인을 풍(風)이라고 설명합니다. 외부의 한기(寒氣)나 풍사(風邪), 또는 바람처럼 감정의 급격한 변화가 인체를 침범하면서 발병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얼굴은 기혈이 모이는 ‘양명경(陽明經)’이 흐르는 곳으로, 풍한이 침범하면 근육과 신경의 흐름이 막히면서 안면마비가 발생합니다.

빨리 병의원을 찾아야 하는 경우
다음과 증상이 있다면 지체 없이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과 초기 집중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 아침에 일어났는데 눈을 제대로 감지 못하거나, 입에서 음식물이 흘러내릴 때
- 감기나 피로 이후에 갑자기 얼굴이 일그러져있거나 돌아간 것처럼 보일 때
- 얼굴이 마비된 쪽의 귀 뒤나 턱 아래에 통증이 동반될 때
-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거나, 미소가 부자연스러울 때

안면마비, 한방에서는 이렇게 치료합니다
한방치료는 기혈 순환을 회복하고, 안면신경을 회복하며, 후유증이 남지 않도록 합니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발병 시기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며, 복합적 방법으로 이루어집니다.

안면부 혈자리에 침 치료로 기혈 순환을 개선하고 마비된 근육을 자극하여 빠른 회복을 유도합니다. 주요 혈자리로는 양백, 지창, 협거, 태양, 풍지, 풍부 등이 활용됩니다. 침 치료와 더불어 혈자리의 전침자극 등의 물리치료를 시행합니다. 또한 뜸 치료는 국소 부위에 온열 자극을 주어 기혈의 흐름을 원활히 합니다. 특히 찬 기운에 노출되었거나 냉증이 있는 환자에게 효과적이며 얼굴 외에도 복부, 손목, 발목 등 관련 경혈에 사용됩니다.

침 뜸으로 부족할 경우 체질과 증상에 맞춘 한약 처방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보중익기탕, 소풍산, 청간탕 등이 사용되며, 안면신경의 염증을 줄이는 동시에 면역력과 전신 회복을 도와주는 처방들로 구성됩니다.

마지막으로 약침 치료는 한약의 유효 성분을 정제한 액상을 안면부의 주요 경혈에 주입함으로써 침 치료의 자극과 약리효과를 더합니다. 빠른 신경 회복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통증 감소와 조직 재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와 더불어 초기 적절한 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안면 마비를 방치하면 안면 근육이 회복되지 않고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안면 마비를 방치하면 안면 근육이 회복되지 않고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회복 앞당기고 후유증을 막는 한방치료의 장점
안면마비는 초기 2주 이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침, 뜸, 한약 등 한방치료를 적절히 시작하면, 회복 속도를 높이고 안면근육의 대칭성과 기능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한방에서는 단순히 안면 근육의 움직임뿐 아니라, 스트레스나 체력 저하, 수면 문제 등 신체 전반의 균형을 동시에 개선합니다. 이는 단기 회복뿐 아니라 재발 방지 및 삶의 질 회복에 도움이 되는 점에서 큰 강점입니다.

갑작스러운 안면마비는 당황스럽지만, 빠르고 정확한 대응이 후유증 없는 회복의 관건입니다. “가만히 두면 낫겠지”라고 생각해 미루다 보면, 신경 손상이 고착화되어 회복이 더뎌지고 후유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얼굴에 이상을 느꼈다면, 그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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