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필러 1cc면 충분?"… 부위별 '최적 용량'은 따로 있다
- 기자명 이상진 영앤필의원 의사
- 입력 2025.09.06 10:00

'필러 1cc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시술 전 상담 시 자주 듣게 되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필러 시술에서 ‘얼마나 넣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디에 얼마를 넣느냐’입니다. 부위에 따라, 목적에 따라, 그리고 개개인의 얼굴형에 따라 필요한 필러의 용량(cc)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필러 시술 시 부위별로 권장되는 필러 용량이 왜 다른지, 그리고 그 차이가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단순 볼륨 보충 넘어 윤곽 교정까지… 필러의 다양한 역할
필러는 흔히 ‘꺼진 볼륨을 채워주는 주사’ 정도로 인식되지만, 그 기능은 훨씬 더 섬세합니다. 단순한 볼륨 확대뿐 아니라 윤곽 조정, 대칭 보정, 굴곡 교정, 피부결 보완, 노화 패턴 교정 등 다양한 목적에 맞게 설계되어야 하며, 이에 따라 필요한 용량 역시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코나 턱 같은 고정된 구조 부위는 적은 양으로도 형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반면, 볼이나 관자놀이 같이 넓고 꺼진 부위는 일정 면적에 볼륨을 자연스럽게 분산시켜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양이 필요합니다.
이마 3cc, 콧대 1cc… 부위마다 다른 필러 권장 용량

아래는 주요 부위별로 권장되는 필러 용량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예시입니다. 시술자의 시술 방식, 제품 종류, 개인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이마 / 권장 용량: 3~6cc
이마는 넓은 면적에 걸쳐 곡선을 부드럽게 만들어야 하며, 입체감과 매끄러운 흐름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합니다. 이마 함몰이 심한 경우에는 여러 회차에 걸쳐 단계적으로 필러를 보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콧대 / 권장 용량: 0.5~1cc
코는 작은 부위지만 시선이 집중되는 중심부위로, 소량의 필러로도 인상이 크게 달라집니다. 과도한 주입은 뭉침, 비대칭, 심하면 혈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층에 소량씩 주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앞 턱 / 권장 용량: 1~2cc
턱끝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비율을 보정하는 데 필요한 양으로, 얼굴 전체의 V라인을 좌우합니다. 남성과 여성에서 원하는 형태와 강도, 길이감이 다르므로 개인 맞춤이 중요합니다.
●앞볼(애플존) / 권장 용량: 1~2cc (양쪽 합산) / 옆볼 1~2cc (양쪽 합산)
웃을 때 도드라지는 부위로, 과하지 않게 살짝 볼륨을 살려줘야 자연스러운 동안 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과주입 시 인공적인 느낌이 강해지므로 밀도 조절과 분산 방식이 중요합니다.
●팔자주름 / 권장 용량: 1~2cc (양쪽 합산)
단순 주입보다는 주름의 깊이와 원인을 분석하여 꺼진 부위에 입체적으로 보충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필요 시 심부볼 리프팅이나 실리프팅과 병행되기도 합니다.
●관자놀이 / 권장 용량: 1~3cc (양쪽 합산)
관자놀이 함몰은 얼굴이 길어 보이고 노안 인상을 줍니다. 이 부위는 뼈 구조를 따라 넓게 주입해야 하므로 비교적 많은 양이 필요합니다. 피부가 얇고 혈관 분포가 많아 깊이 조절이 핵심입니다.
●입술 / 권장 용량: 1~2cc
아주 소량의 필러만으로도 입술의 형태와 윤곽이 달라지며, 과주입 시 돌출감과 부자연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볼륨보다는 비율과 라인을 섬세하게 조절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같은 1cc, 다른 결과, 중요한 것은 얼굴 전체와의 조화
필러 시술에서 흔히 “몇 cc 넣었나요?”라는 질문을 받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얼굴 부위별 적용의 정밀도와 균형입니다. 같은 1cc라도 콧대에 주입하면 즉각적으로 도드라지는 효과가 나타나지만, 넓은 볼 부위에 넣으면 티가 거의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는 얼굴 부위마다 면적, 피부 두께, 지방층의 분포, 혈관 구조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며, 결국 시술자는 이에 대한 해부학적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맞춤 설계를 해야 합니다. 또한 필러 권장 용량은 어디까지나 참고 기준일 뿐, 실제 시술에서는 환자의 얼굴 구조, 지방량, 골격, 탄력, 피부 두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주입량을 조정합니다.
예컨대 볼륨이 있는 얼굴형은 같은 이마 필러라도 적은 양으로도 충분할 수 있고, 반대로 마르고 꺼진 얼굴형은 더 넓은 면적을 채워야 하므로 용량이 늘어납니다. 이전에 필러를 맞은 이력이 있다면 잔존 필러의 상태에 따라 리터치 또는 녹이는 처치가 선행되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필러는 무조건 적게 넣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소량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내는 부위가 있는 반면, 너무 적게 넣으면 오히려 효과가 없거나 비대칭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따라서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위해서는 막연한 ‘적은 양’보다는,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맞춤 설계를 통해 각 부위에 필요한 만큼 적절히 주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름다움은 숫자가 아닌 균형… 만족스러운 결과는 맞춤 설계에서
필러는 단순히 '채우는 시술'이 아닙니다. 부위마다 해부학적 구조와 볼륨의 필요성이 다르고, 그에 따라 적절한 용량도 달라집니다. 시술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시술자의 계획과 기술, 얼굴에 대한 이해력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부위별 설계와 적절한 필러 용량으로 시술을 받는다면,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본래 내 얼굴 같은’ 아름다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필러는 단순히 몇 cc가 아니라, 어떻게 설계하고 얼마나 섬세하게 다루는가가 관건입니다. 아름다움은 숫자가 아니라 균형에서 시작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