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겠지, 미룬 위내시경... "40세 이후 생존율 가를 수 있어"

  • 기자명 전석봉 북신내과의원 전문의
  • 입력 2025.09.10 11:00
출처: 하이닥
출처: 하이닥

"건강검진은 했는데, 위내시경은 다음에 하려고요." 이 말 속엔 많은 한국인의 검사 회피 심리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 건강검진 제도의 실질적 ‘핵심’은 바로 위내시경 검사입니다. 특히 40세 이후라면, 위내시경 여부가 당신의 예후와 생존율을 갈라놓는 결정적 분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위내시경은 식도–위–십이지장 상부 위장관 전체를 직접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건강검진 항목 중 몇 안 되는 ‘직접 확인이 가능한 시각적 검사’로, 단순 수치나 영상 판독을 넘어 조기 병변을 즉각 탐지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국가에서 40세 이상에게 2년마다 무상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편할 것 같아서”, “지난번 정상이었으니까”라는 이유로 생략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남녀 통틀어 전체 암 발생률 2위, 남성 단독으로는 1위입니다. 조기 위암의 70% 이상이 무증상 상태에서 발견되며, 그 대부분이 건강검진 중 내시경을 통해 발견됩니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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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에서 '위내시경'이 빠질 수 없는 이유 3가지

1. 위암은 ‘무증상의 암’: 체중 감소, 통증, 식욕 저하는 대부분 진행암 단계에서 나타나는 신호입니다. 정기 위내시경만이 이 ‘무언의 암’을 침묵 중에 포착해냅니다.

2. 다른 검진 항목과 달리, 실제 절제 가능: 내시경은 단순 진단을 넘어서, 용종 제거, 출혈 지혈, 조직검사, 헬리코박터 진단까지 수행합니다. 진단과 치료가 한 번의 건강검진 과정에서 동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항목과 차별화됩니다.

3. 건강검진의 ROI(투자 대비 효과)가 가장 높다: 건강보험 공단 검진 기준으로 위내시경은 수면 포함 시 약 5~7만 원 수준입니다. 그 비용으로 위암을 조기에 절제하고 완치 가능성 90%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확실한 건강투자는 없습니다.

위내시경 검사 주기, '위험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는 위험도에 따라 주기를 설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일반군의 경우 국가암검진 기준에 따라 2년에 1회 검사가 권장됩니다. 그러나 가족력이 있거나 위축성 위염, 헬리코박터균 양성 판정 등을 받은 고위험군은 매년 1회 검사를 통해 상태를 추적 관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과거 용종을 제거했거나 위염, 미란 등 병변이 있었던 유소견자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6~12개월 간격으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고위험군은 건강검진 시점에 맞춰 내시경 검사 예약을 병행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수면 vs 비수면, 상황에 따른 유연한 선택… 위·대장 동시 검사하면 효율적
건강검진 시 위내시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몇 가지 전략이 있습니다. 먼저 수면과 비수면 내시경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비수면 내시경은 시간 절약에 유리한 반면, 수면 내시경은 검사에 대한 공포심을 줄여주고 고위험군의 경우 관찰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어 선호도가 높습니다. 또한, 건강검진 당일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동시에 진행하면 검사 간격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효율적입니다. 다만, 대장내시경은 검사 전날 장 정결 준비가 필요하므로 사전에 일정을 조율해야 합니다.

건강검진에서 위내시경은 단순한 ‘옵션’이 아니라, 현재의 건강 상태를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미래 질환의 가능성을 조기에 발견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건강검진을 단순한 절차로 넘길지, 아니면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전략으로 삼을지는 환자분들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정확하고 체계적인 예방이 필요하다면, 위내시경은 그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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