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쉬면 낫겠지”… 방치한 '허리통증', 더 큰 병 부른다

  • 기자명 김원준 판교새로튼튼재활의학과의원 전문의
  • 입력 2025.11.08 12:00
김원준 원장|출처: 하이닥
김원준 원장|출처: 하이닥

허리통증은 성인 인구의 대부분이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근육이 뭉쳤다고 가볍게 넘기다 보면 만성 통증으로 진행되거나, 더 심각한 척추 질환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 진료실에서도 “며칠 쉬면 괜찮겠지” 하고 방치하다가 증상이 심해져 내원하는 환자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허리는 우리 몸의 중심에 위치해 체중을 지탱하고 움직임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므로, 작은 이상도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줍니다.

성인 대부분 경험하는 ‘허리통증’,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성인 대부분 경험하는 ‘허리통증’,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단순 근육 뭉침, 방치하면 척추 배열 변화로 이어질 수도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가 과부하를 받으면 흔히 뻐근함, 무거움, 당기는 느낌이 생깁니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잘못 들어 올릴 때 발생하기 쉽습니다. 대개는 며칠 내 호전되지만 생활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쉽게 재발하고 만성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복부와 허리 근육이 약하거나 운동 부족 상태라면 작은 자극에도 반복적으로 통증이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단순 근육통으로 끝날 수 있지만, 장기간 방치되면 척추 배열 변화로 이어질 수 있어 예방적 차원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허리 통증이 다리까지 뻗친다면? ‘허리디스크’ 신호
허리디스크는 요추 사이의 추간판이 밀려나 신경을 압박하면서 발생합니다. 허리 자체의 통증 외에도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이어지는 저림이나 방사통이 전형적입니다. 환자들이 흔히 “허리보다 다리가 더 힘들다”고 호소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증상이 심하면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떨어지기도 하며, 오래 방치할 경우 신경 손상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보존적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지만, 증상이 악화되면 일상생활 전반에 큰 불편을 초래합니다. 따라서 허리통증이 다리까지 뻗치는 양상이라면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걸으면 다리 무겁고 저려... ‘척추관협착증’의 특징
중년 이후 환자에서 흔히 진단되는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길이 점차 좁아지면서 발생합니다. 허리가 뻐근하거나 다리가 무겁고 저린 느낌이 동반되며, 오래 걷지 못하고 쉬면 나아지는 간헐적 파행이 특징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인대와 관절이 두꺼워지고 뼈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서 협착이 심해집니다. 초반에는 단순 통증에 그칠 수 있지만, 점차 보행 거리가 줄고 외출이나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꾸준한 관리와 조기 치료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외상 없는데 갑작스러운 통증? ‘압박골절’ 등 확인 필요
허리뼈가 앞으로 밀려나 제자리를 벗어나는 척추 전방전위증은 불안정성이 커져 허리통증뿐 아니라 신경 증상까지 동반할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허리 사용, 퇴행성 변화, 선천적 구조 이상 등이 원인이 됩니다. 또 고령 환자에서 흔히 발생하는 압박골절은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척추 뼈가 작은 충격에도 내려앉듯 주저앉으면서 생깁니다.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도 갑작스러운 허리통증이 시작됐다면 반드시 골절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두 질환 모두 방치하면 만성 통증과 자세 변형으로 이어져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주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필요합니다.

반복되는 허리통증, “나이 탓” 말고 전문 진료 받아야
허리통증은 단순 피로나 일시적인 근육통일 수도 있지만, 디스크, 협착증, 전방전위증, 압박골절처럼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는 식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재활의학과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생활습관 교정과 보존적 치료를 통해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허리 건강은 방치할수록 회복이 더뎌집니다. 작은 불편함일 때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건강한 허리를 지키는 지름길입니다.

<전문가 칼럼은 하이닥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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