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남자, 안 되는 남자!
- 기자명 이영진 대구코넬비뇨기과의원 전문의
- 입력 2011.02.25 00:00

“그럼 남자도 둘로 나눌 수 있겠네요. 그걸 유도하는 남자와 그렇지 못한 남자?”
불륜의 종말을 다룬 영화 ‘사랑의 유형지’ 에는 섹스에 뛰어난 한 남자가 나온다. 한물간 소설가 기쿠지다. 이혼한 남자이자 한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지인의 소개로 만난 애독자 후유카에게 호감을 느끼고 둘은 곧 열렬한 사랑에 빠진다. 숲 속에서, 작업실에서 시도 때도 없이 정사를 벌이던 그는 마침내 작품에의 영감을 얻어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수줍음이 많던 평범한 주부 후유카를 파격적이고도 대담한 여성으로 변화시킨다. 가히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다. 초등학생인 아이를 어머니에게 맡긴 채 기쿠지를 찾아가는 후유카. 교토와 도쿄를 오가는 그들의 밀회는 계속되고 사랑이 정점에 오를 즈음, 후유카가 기쿠지에게 말한다. 자신은 지금 죽고 싶을 만큼 행복하다고, 그러니 자신을 죽여달라고... 후유카를 사랑하던 기쿠지는 결국 그녀의 숨통을 조이고 마침내 청탁 살인죄로 재판대에 오른다. 도대체 얼마나 사랑하면 사랑하는 사람의 손에 죽고 싶을까. 또 얼마나 사랑하면 사랑하는 여자의 숨통을 끊어주고 싶을까. 생각할수록 소름 돋는 사랑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누군가에겐 죽고 싶을 만큼 황홀한 남자가 누군가에겐 이혼하고 싶을 만큼 혐오스런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기쿠지에게도 과거에 이혼한 아내가 있고 후유카에게도 평범한 세일즈맨인 남편이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기쿠지의 아내 아사코도, 후유카의 남편 토오루도 누군가에겐 목숨과도 바꿀 만큼 섹시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왜 그럴까. 여기에 바로 섹스의 아이러니가 있다. 어쩌면 이 때문에 궁합이 나오고 사주며 성명학이 나온 게 아닐까. 여성들에게 물으면 오르가즘을 느끼게 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신적인 이끌림이라고 한다. 정신적으로 끌리기만 한다면 굳이 뛰어난 테크닉이 아니어도 오르가즘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들은 오로지 여자를 힘으로 만족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몇 분을 지속시키느냐가 술자리의 화제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남성들의 경우 3-5분쯤 발기를 지속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고 10분 이상은 전체의 10%도 되지 않으며 30분 이상 유지하는 남성들은 전체의 0.5%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전체 남성의 70%는 사정 시간이 짧다는 사실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다수 남성들이 정신적 교감보다는 단순한 피스톤 운동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일까? 조루의 기준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왕복운동이 2분 이하일 때 조루로 인정했지만 지금은 스스로 사정 시간을 조절하지 못하는 모든 경우를 조루로 인정하고 있다.

조루치료 및 음경 콤플렉스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섹스는 강에 비유할 수 있다. 너무 세차면 생명을 파괴하지만 알맞은 양이면 생명을 풍요롭게 한다.’ 유태인 격언이다. 적당한 섹스는 피부를 좋게 하고 삶을 윤택하게 해주며 안정되고 평안한 정신적 여유를 제공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되는 남자’ ‘유도하는 남자’ 가 돼야 한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기쿠지처럼, 혹은 후유카처럼 아껴준다면 어찌 오르가즘을 얻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니 무엇보다 마음을 열고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