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 '눈 알레르기'
- 기자명 유형곤 하늘안과의원 전문의
- 입력 2025.03.22 20:00
하이닥은 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 유형곤 원장과 함께 망막변성으로 인한 실명 예방 문제뿐 아니라, 백세시대 건강하게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매주 소개합니다.

봄이다. 그런데 봄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안과에 있다. 바로 알레르기(알러지)성 결막염이다. 눈 알레르기 질환 중 하나인 춘계각결막염(vernal keratoconjunctivitis, VKC)은 아예 병 이름에 '봄(vernal)'이라는 계절이 명시되어 있다.
알레르기의 계절, 봄이 시작되었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봄이 시작되면 덩달아 황사도 증가한다. 알레르기는 새로운 환경(유발물질)에 대해서 우리 몸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꽃가루와 황사, 기온의 상승은 모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봄철에 빈번한 나들이도 이러한 환경에 눈이 더 쉽게 노출되게 한다.
눈 알레르기는 결막과 각막, 눈꺼풀 등 안구표면에 염증을 일으켜 가려움과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 심해지면 각막, 결막, 눈꺼풀 등에 흉터를 만들어 영구적으로 시력을 손상시킬 수 있다. 따라서 초기에 발견해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증상이 다양하고, 다른 결막염 증상이나 건조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못 받은 환자가 의외로 많다. 단순히 안구건조증으로만 알고 알레르기에 대한 치료는 소홀하게 되어 결막과 눈꺼풀이 영구적으로 손상된 환자도 드물지 않다.
망막질환으로 망막센터에 오시는 분 중에도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동반된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환자에게서 눈 알레르기를 진단하고 잘 치료하는 것은 망막을 고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여기에 눈 알레르기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눈 알레르기가 발견되면 먼저 원인이 되는 먼지나 꽃가루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피하거나 제거하게 한다. 안경이나 선글라스는 자외선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먼지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눈에 들어가는 것도 막아준다. 눈꺼풀을 닦는 솜을 이용해서 외출 후에 눈 주의를 닦아 유발물질을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손가락으로 눈을 닦거나 비비면 오히려 알레르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 봄과 여름에 눈 알레르기가 지속된다면 이 계절 동안 꾸준하게 항알레르기 안약을 사용함으로써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예방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일시적으로 항염증안약을 같이 사용한다. 인공눈물은 건조증을 완화하고 눈을 세척하는 효과가 있다.
알레르기와 같은 면역 질환은 국민소득이 올라갈수록 오히려 발생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망막 환자 중에서도 알레르기를 가진 분들이 점점 늘고 있다. 여러분 중에 봄이 시작되면서 눈이 가렵고 눈물이 난다면 혹시 눈 알레르기가 생긴 것은 아닌지 정확한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단순한 안구건조증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