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만 조절하면 충분할까?”…신경까지 망가뜨리는 당뇨 합병증 [인터뷰]
- 기자명 기노홍 하이닥 인턴기자
- 입력 2025.03.31 21:00
- 수정 2025.03.31 21:59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방심하기 쉬운 만성질환은 몸속에서 서서히 진행되며 혈관과 장기에 손상을 일으킨다. 특히 당뇨병은 오랜 기간 관리가 소홀해질 경우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 환자 가운데 손발 저림이나 통증을 경험하는 경우, 단순한 증상이 아닌 신경 합병증의 신호일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질환 관리에도 어려움을 줄 수 있어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경표 원장(연세소래메디컬의원)은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를 통해 진행을 늦출 수 있다”며 “적절한 생활습관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과 함께 당뇨병 관리법과 신경병증 치료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나눴다.
Q. 만성질환 발병 시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만성질환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서서히 진행되면서 혈관이나 장기에 손상을 일으킵니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는 시간이 지나면서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Q.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 꼭 실천해야 할 수칙들이 있을까요?
바쁜 현대 사회 속에서 많은 분들이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실천을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건강한 생활 습관 만들기가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선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체중 관리, 금연, 그리고 스트레스 조절이 기본입니다. 식단에서는 특히 싱겁게 먹는 습관이 중요하며, 가공식품보다는 신선한 채소와 단백질 위주의 식사가 권장됩니다. 운동의 경우, 시간이 없더라도 하루 30분 이상 걷기나 유산소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혈압과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생활 습관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점은 필요할 때 환자 개개인에 맞는 약물을 복용하여 만성 질환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병원에 내원해 정기적인 혈압·혈당 수치를 체크하는 것도 중요한 관리법입니다.
Q. 약물 치료는 꼭 필요한가요? 자연적인 방법으로 조절할 수는 없을까요?
일부 환자분들은 약물보다 자연적인 방법으로 조절하고 싶어 합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조절이 가능할 수 있지만, 혈압이 140/90 이상, 혈당이 공복 시 126 이상으로 꾸준히 측정된다면, 이는 약물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약을 무조건 빨리 시작하거나, 반대로 자의적으로 중단하는 행위는 합병증 위험을 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드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치료 여부와 약물 종류를 결정해야 합니다.
Q. 당뇨병 합병증 중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 흔하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질환인가요?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은 혈당이 높아지면서 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입니다. 당뇨병의 합병증 중 하나로 고혈당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말초 신경의 손상이 발생하는 기전입니다. 대개는 손보다 발과 하지 쪽에서 먼저 증상이 나타나며, 양쪽 발가락이나 발바닥 등에서 대칭적으로 저림이나 통증이 발생합니다.
환자들은 “발이 화끈하다”, “불이 나는 것 같다”, “바늘로 콕콕 찌르는 느낌이다”, “칼로 찌르는 것 같다”는 등으로 표현하곤 합니다. 이러한 통증은 밤에 심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환자분들은 잠을 이루기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또한 감각이 둔해지거나 반대로 감각이 거의 사라지는 무감각 증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발이나 살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아 본인의 신체 같지 않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감각이 저하되면 상처를 잘 인지하지 못해 궤양이 생기거나 족부괴사로 악화될 가능성도 커지게 되므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Q. 진단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서 앞서 말씀드린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면 임상적으로 진단이 가능합니다. 이와 함께 신경계 결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신경학적 검사 △신경전도검사 △근전도검사 △자율신경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손상 정도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Q. 신경병증은 치료가 가능한가요?
이미 손상된 신경은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지만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는 가능합니다. 치료의 목표는 통증을 줄이고, 증상을 완화해 삶의 질을 개선하며, 신경의 퇴축을 막아 재생을 돕고 사지손상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막는 것입니다.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치료는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고 통증 완화에는 △항우울제 △항경련제 △캡사이신 크림 등 다양한 약물이 활용됩니다. 또한 감각이 저하된 발의 상태를 매일 확인하고, 상처가 있는지 점검하는 생활 습관도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