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유발' 뇌 속 노폐물, 3배 빨리 배출하는 방법 찾았다
- 기자명 정신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6.06 13:00
- 수정 2025.06.06 21:56
국내 KAIST 연구팀, 동물 대상 뇌척수액 배출 경로 분석
목·얼굴 림프관에 피부 자극하자 배출량 최대 약 3배 증가
노화로 줄어든 배출 기능도 회복…치매 유발 물질 제거 기대
노화로 인해 감소하는 뇌척수액 배출 기능을 피부 자극만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KAIST 고규영 교수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뇌척수액의 배출 경로를 시각화하고, 목과 얼굴 부위의 림프관을 비침습적으로 자극한 결과 배출량이 최대 3배까지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이 경로는 사람에게도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치매 등 뇌 질환 예방과 치료의 새로운 접근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형광 추적자를 이용해 생쥐의 뇌척수액(CSF)이 어떤 경로로 배출되는지 면밀히 추적했다. 그 결과, 뇌 바닥의 수막 림프관에서 시작된 뇌척수액은 눈 주변, 비강, 경구개 림프관을 거쳐 목의 표재성 경부 림프관(superficial cervical lymphatics, scLVs)을 통해 턱밑샘 림프절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체 뇌척수액의 약 절반이 이 경로를 따라 배출되었다.
그러나 나이가 든 생쥐에서는 비강 및 경구개 림프관의 수와 기능이 현저히 감소했고, 이로 인해 뇌척수액 배출량도 30% 이상 줄어들었다. 특히 림프관 내 산화질소(NO)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eNOS 단백질의 감소와 기능 이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강도 기계 장치를 개발해 피부를 통해 표재성 경부 림프관을 자극했다. 그 결과, 생쥐의 뇌척수액 배출량이 2~3배 증가했고, 고령 생쥐에서도 젊은 개체 수준으로 기능이 회복되었다. 이 자극은 림프관을 직접 수축시키기보다는 외부 압력으로 유동을 촉진시키는 방식이었으며, 림프관의 자연 수축 리듬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안전성도 높았다.
연구팀은 “노화로 인해 감소하는 뇌척수액 배출 기능을 간단한 피부 자극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라며, “치매와 관련된 다양한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Increased CSF drainage by non-invasive manipulation of cervical lymphatics’, 비침습적 경부 림프 자극을 통한 뇌척수액 배출 증가)는 2025년 6월 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지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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