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키우면 생존율 반토막"... 생존율 높이는 방법은 '이것' [인터뷰]
- 기자명 권태원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7.22 09:00
- 수정 2025.09.08 14:12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 암 발병률 2위에 오를 만큼 흔한 암이다. 게다가 매년 약 2만 명이 새로 진단받을 만큼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50대 이후 중장년의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비뇨의학과 정재영 교수(국립암센터)는 “조기에 진단해서 치료하면 생존율이 거의 100%에 달할 정도로 높다”라고 설명했다. 전립선암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인데, 문제는 발병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불편 정도로 지나쳐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는 데 있다.
전립선암은 남성에게만 있는 장기인 전립선에 암세포가 발생한 것으로,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전립선의 특성상 암세포가 커지면서 배뇨와 관련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식이 달라지며, 특히 3기 이후에는 단일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 교수는 “이럴 때 ‘병합 치료’가 주로 활용되고, 생존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병합 치료가 무엇인지, 또 전립선암의 생존율에는 어떤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지, 정 교수에게 자세히 들어봤다.
Q. 전립선암 환자 수가 많아졌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보통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20년간 암센터에 근무하면서 보면, 대부분의 암 환자가 최근에 급격히 늘어난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립선암’은 최근 5년 동안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암입니다. 실제로 2022년 국내 남성 암 중에서 폐암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해마다 약 2만여 명에게 전립선암이 발생하며, 주로 노인 연령층에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증상으로는 소변을 보더라도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거나, 소변을 보기 어려워지는 ‘배뇨 곤란’이 발생할 수 있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빈뇨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병이 조금 더 진행하게 되면 소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 증상’이 생길 수 있고, 암이 다른 장기에 전이가 된 경우에는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Q.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나요?
전립선암이 많이 진행하지 않아서 요도를 압박할 정도로 크지 않은 경우에는 증상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암이든지 치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예방과 조기 진단입니다. 전립선암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 병원을 방문하는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조기 진단을 위해 주로 전립선 특이 항원, 즉 PSA라는 혈액검사 지표를 활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배뇨와 관련해 불편한 증상이 있거나, 증상이 없더라도 50대가 되면 혈액검사를 통해 PSA 수치를 확인해 보는 것을 최우선으로 추천하고 있습니다.
Q. 전립선암이 발병하는 원인엔 어떤 것이 있나요?
대부분의 암들의 경우 발병 원인을 ‘개인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으로 나누어 보고 있습니다. 전립선암도 마찬가지인데, 개인적 요인으로 가족력과 같은 유전적 요인을 꼽아볼 수 있습니다. 가족 중에 전립선암으로 고생한 분이 있는 경우나 특별한 유전적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에 전립선암 발병률이 높습니다.
또 사회적 요인으로는 주로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원인은 나이입니다. 과거에는 수명 자체가 지금처럼 길지 않았기 때문에 나이로 인한 전립선암 발병률이 높지는 않았는데, 최근에는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서 전립선암의 발병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과도한 지방 섭취, 육식 위주의 식습관들도 전립선암의 주된 원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미국, 유럽, 호주와 같이 주로 육식을 하는 나라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보다 전립선암의 발병률이 훨씬 높습니다.
Q.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을 하게 되면 완치 가능성도 높아질까요?
최근에는 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만큼 완치율도 많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완치율이 높아지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조기 진단입니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율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전립선암의 경우에 1기나 2기에 진단되면 5년 생존율이 거의 100%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조기에 진단만 되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지만 3기나, 전이가 있는 4기에 진단이 되면 5년 생존율이 40%대로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조기 진단이 중요한 전립선암,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처음에는 병력청취를 통해 전립선암을 의심하게 되고, 이후에 진단을 위한 혈액 검사나 조직 검사와 같은 정밀검사를 하게 됩니다. 이런 검사를 통해 암이 몇 기인지, 또 형태는 어떤지 파악한 뒤에 치료 방법을 결정합니다.
비교적 초기에 진단이 되면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등으로 대부분 치료가 되기 때문에 암의 형태에 따라서 ‘대기 관찰요법’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대기 관찰요법은 말 그대로 수술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하면서 병이 더 진행하게 되면 치료를 하는 방법인데, 전립선암은 나이가 많은 환자가 많기 때문에 수술이나 방사선치료가 오히려 삶의 질이나 컨디션을 떨어뜨릴 수 있어서 주로 적용합니다. 이렇게 경과를 관찰하다가 병이 진행한 뒤에 치료를 해도 완치율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3기 정도에서 전립선암이 진단되면 단독 치료로 완치될 확률은 60~70%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때는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약물 치료를 서로 병용해서 적용하는 병합 치료가 많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곳으로 암이 전이가 된 4기의 경우에는 완치 목적의 치료를 하기보다는 항암치료, 약물 치료, 방사선 치료 등을 진행하게 됩니다.
Q. 병합 치료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병합치료는 주로 단일 치료로 완치가 어려운 3기 정도의 전립선암 환자에게 적용합니다. 3기의 암은 전립선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주변으로 조금씩 암 병변이 침범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경우에는 보통 표준 치료라고 말하는 수술 치료, 항암 약물 치료, 방사선 치료 등을 적절히 함께 적용하는 병합 치료를 시행합니다. 진행 정도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약물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같이 진행한다든지, 수술 후 약물이나 방사선 치료를 진행하는 것인데, 이런 병합 치료를 함으로써 단일 치료에 비해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전립선암 4기의 생존율은 얼마나 될까요?
최근에 전립선암 치료를 위한 신약이나 새로운 치료 기법이 계속 개발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4기 생존율은 50% 미만에 불과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전립선암이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많이 발병하다 보니, 막대한 투자를 통한 신약이나 새로운 치료법이 해마다 개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4기에 진단됐다고 하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지속하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생존 기간을 연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Q. 치료 후 후유증이나 부작용은 없나요?
최근에는 수술 예후를 위해 개복 수술은 거의 진행하지 않고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을 많이 진행하고는 있지만, 부작용을 100%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부작용으로는 요실금과 성기능 저하가 있습니다. 수술 기법이나 방사선 치료 기술이 발전해서 신경 다발을 최대한 살리려는 노력은 하지만 이 두 부작용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습니다.
Q. 전립선암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당연히 병이 걸리고 치료하는 것보다는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더 좋겠죠. 전립선암의 가장 큰 위험 인자는 ‘나이’와 ‘유전’인데요, 나이가 드는 것이나 유전력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생활 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지방이 많은 식사나 육식 위주의 식생활 습관을 채식과 과일 위주의 식습관으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하나 우려되는 것은 각종 온라인에서 개인들이 설파하는 전립선암 예방 음식이나 영양제 등을 맹신하는 것입니다. 현재까지는 토마토의 ‘라이코펜’이라는 성분이 대규모 역학 연구를 통해 전립선암 발병률을 의미 있게 줄일 수 있다는 자료가 있지만 다른 특정한 음식이나 영양제가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하게 권하는 것들은 없습니다. 따라서 각종 떠도는 정보에 너무 현혹되지 말고 상식선에서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생활습관을 만들어 나가가면 되겠습니다.
또 말씀드렸듯, 조기에 진단되면 완치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50대가 넘으면 전립선암 조기 검진받기를 권해드립니다.
기획 = 김지연 건강 전문 아나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