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로 ‘뇌 기능 개선’까지… “신체 자극해 뇌 감각 깨운다”[인터뷰]

  • 기자명 정신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7.25 07:00

[인터뷰] 정형외과 전문의 강동헌 원장
도수치료, 단순 교정 넘어 뇌 기능까지 개선
근골격계 통증, 뇌-신체 상호작용 고려한 통합 진단·치료 필요

최근 도수치료가 단순히 근육과 관절의 정렬을 맞추는 데 그치지 않고, 뇌의 감각 입력과 운동 조절 기능 개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뇌와 신체의 상호작용을 함께 고려한 통합적 접근이 만성 통증과 신체 불균형 문제 해결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정형외과 전문의 강동헌 원장(베데스다정형외과)은 “도수치료는 신체 특정 부위를 자극해 뇌의 감각 입력을 변화시키고, 뇌-신체 네트워크의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증상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전신의 균형과 뇌의 조절 기능까지 평가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형외과 전문의 강동헌 원장 | 출처 : 베데스다정형외과
정형외과 전문의 강동헌 원장 | 출처 : 베데스다정형외과

Q1. 도수치료가 신체 불균형뿐 아니라 뇌 기능과도 연관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많은 분들이 몸의 불균형이나 만성 통증을 단순히 근육이나 관절의 문제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소뇌, 전정기관, 전두엽 등 뇌의 여러 부위가 자세와 움직임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이 부위의 기능이 저하되면 무의식적으로 몸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고 해도 반복적으로 틀어진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도수치료는 단순히 근육과 관절을 교정하는 것을 넘어, 신체의 감각 자극을 통해 뇌의 감각 입력과 운동 조절 기능까지 함께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최근 연구에서도 도수치료를 비롯한 수기치료가 뇌의 신경가소성과 감각 재훈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Q2. 실제 치료 과정에서 신체 불균형과 뇌 기능 저하는 어떻게 평가하고 접근하시나요?
단순히 환자의 증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신의 균형과 뇌-신체 상호작용까지 함께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다리 길이 차이, 골반의 틀어짐, 내장 장기의 움직임, 목과 가슴의 긴장도 등 다양한 부위를 단계적으로 진단합니다.

특히 환자가 바르게 서 있으려 해도 흔들리거나, 특정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단순히 근육의 힘이 약한 것이 아니라 뇌의 자세 조절 기능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럴 때 도수치료로 신체 특정 부위를 자극하면 뇌의 감각 입력이 변화하면서 자세와 균형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몸이 가벼워졌다”, “자세가 바로 선 느낌이다”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3. 도수치료에는 여러 기법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각각 어떤 특징과 차이가 있나요?
도수치료에는 다양한 테크닉이 있습니다. SOT(Sacro-Occipital Technique)는 주로 골반부터 신체의 균형을 맞추는 방식이고, CST(Craniosacral Therapy)는 두개골과 척추, 뇌척수액의 흐름을 조절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실제로 골반부터 교정하는 SOT는 비교적 적용이 용이하며, 환자들이 빠르게 변화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CST는 더 정밀하고, 뇌 기능과의 연관성이 높아 고급 도수치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테크닉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4. ‘통증이 느껴지는 곳’과 ‘실제 원인이 되는 곳’이 다를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많은 환자분들이 허리가 아프면 허리만, 목이 아프면 목만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와 그 원인이 되는 부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허리 통증의 근본 원인이 목이나 골반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통증 부위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 전체의 균형과 뇌의 조절 기능까지 함께 고려하는 포괄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도수치료는 이러한 전신적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만성 통증이나 반복되는 불균형 문제에 효과적입니다.

강동헌 원장은 도수치료를 통해 뇌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강동헌 원장은 도수치료를 통해 뇌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Q5. 도수치료가 뇌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근거가 실제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나요?
최근 연구에 따르면 도수치료와 같은 수기치료는 뇌의 특정 부위, 예를 들어 운동피질, 전전두엽, 섬엽 등에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만성 통증 환자에게 도수치료를 시행한 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이나 뇌혈류 변화를 관찰한 연구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도수치료가 단순히 근골격계의 정렬을 맞추는 데 그치지 않고, 뇌-신체 네트워크의 기능 개선, 감각 재훈련, 신경가소성 촉진 등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Q6. 만성 통증이나 신체 불균형으로 고민하는 분들께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반복되는 통증이나 자세 불균형이 있다면 단순히 증상만 치료하려 하지 말고,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뇌와 신체의 상호작용, 전신의 균형, 생활습관 등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도수치료는 이러한 통합적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특히 만성 통증이나 반복되는 불균형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신체와 뇌 기능을 함께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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