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조기 관리 놓치면 생기는 일
- 기자명 나선경 위(WE)건강내과의원 전문의
- 입력 2025.08.02 13:00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본 뒤, “혈압이 조금 높네요”, “당 수치가 경계선이에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습니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특별한 증상이 없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당황스럽고, 걱정이 되기 마련입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어 ‘조용한 살인자’라고도 불립니다. 하지만 증상이 없다고 방치할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혈관 질환, 뇌졸중, 신장병, 시력 저하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용한 살인자’, 만성질환의 초기 증상은?
만성질환은 대부분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물론, 일상 속에서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주의를 기울이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혈압은 평소보다 쉽게 숨이 차거나 두통, 어지러움, 가슴 두근거림, 목덜미의 뻐근함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간혹 코피가 잦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지혈증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에서 피부에 노란 혹이 생기거나 피로감이 쉽게 오는 등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당뇨병은 평소보다 물을 자주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는 등의 증상이 있으며,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감소하거나 피로감이 심해지는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성질환,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만성질환은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 없이도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조절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생활 습관만으로 수치가 조절되지 않는다면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의 도움을 받고, 약물 치료가 병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약물 치료 전에 쉽게 할 수 있는 관리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짜고 달거나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채소·통곡물·단백질이 포함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혈압 환자는 저염식 △당뇨병 환자는 GI 지수가 낮은 식품 △고지혈증 환자는 포화지방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식습관 관리의 핵심입니다. 주 3~5회, 하루 30분 이상의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운동과 함께 체중 관리까지 병행된다면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모두 개선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만성질환의 증상이 없더라도 혈압, 공복혈당, 지질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40세 이상 또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매년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필수입니다.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할 시기는?
꾸준히 생활 습관을 개선함에도 또는 생활 습관 개선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거나 초기부터 합병증이 의심되는 경우는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이거나, 공복혈당이 126mg/dL 이상으로 반복되거나, LDL 콜레스테롤이 160mg/dL 이상, TG(중성지방)가 200mg/dL 이상인 경우, 2~3회 연속으로 측정한 혈압이 140/90mmHg 이상인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위와 같은 수치가 반복해서 확인된다면 약물 치료를 병행하며 정기적인 내과적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의심 환자의 경우 위·대장 내시경, 간기능 검사, 신장 기능 평가 등 다른 장기의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만성질환은 관리를 미루면 병이 되고, 무서운 합병증까지 따라오는 질환입니다. 다만, 조기에 개입하여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한다면 삶의 질을 지킬 수 있습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건강검진에서 수치 변화가 있다면 절대 방심하지 말고,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의 진단과 맞춤형 치료 계획을 통해 꾸준한 관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만성질환’, 무증상이라고 방치하지 말고, 오늘부터, 그리고 지금부터 관리를 시작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