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신경통, 초기에 막으려면?… 재발 막는 백신도 중요 [인터뷰]

  • 기자명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9.22 10:00

대상포진은 옷깃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잘 알려진 질환이다. 그러나 통증을 견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치료가 늦거나 고령, 면역 저하자일 경우에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져 오랜 기간 고생할 수 있다.

신경통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백승진 원장(호평진마취통증의학과)은 “초기 단계에서 신경차단술을 시행하면 통증 완화와 신경통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백 원장의 도움말로 대상포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Q. 대상포진, 어떤 질환인지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키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VZV)에 의해 발생합니다. 수두가 완치된 후에도 이 바이러스는 신경절에 잠복해 있는데요. 평소에는 문제가 없지만 스트레스, 피로, 고령, 질병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화돼 ‘대상포진’이라는 질환으로 나타납니다. 즉, 외부에서 새로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수두를 앓았던 사람이 나중에 다시 겪게 되는 질환입니다.

Q.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증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대상포진은 초기에는 몸살, 발열, 근육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해 혼동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2~4일이 지나면 피부에 붉은 발진과 수포가 생기고, 강한 통증이 동반됩니다. 발진은 신경절을 따라 띠 모양으로 퍼지는데, 이 때문에 ‘띠 모양’이라는 의미에서 대상포진이라 부릅니다.

겉으로는 피부 질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피부 아래 신경이 손상되면서 통증이 발생합니다. 그 결과 평소에는 아프지 않은 바람이나 옷깃이 스치는 정도의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한 번 걸리면 면역이 생기는지, 아니면 재발할 가능성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감염 후 면역이 생겨 다시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대상포진은 다릅니다. 실제로 4~5회 재발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따라서 완치 후 6개월이 지나면 예방 백신을 접종해 면역력을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대상포진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항바이러스제를 가능한 한 빨리 복용하는 것입니다. 발진이 나타난 뒤 72시간 이내에 꾸준히 복용하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될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항바이러스제만으로는 통증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진통제를 함께 사용합니다. 대상포진으로 침범된 신경은 과민해져 마치 ‘신경에 고춧가루를 뿌려 놓은 상태처럼 극심한 자극이 계속됩니다. 이때는 신경을 진정시키는 약물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가바펜틴, 프레가발린 같은 약물이 통증 완화와 신경 보호에 도움이 됩니다.

Q.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위험 요인은 무엇인가요?
70세 이상 고령, 급성기 통증이 심한 경우, 당뇨나 면역 저하 질환이 있는 경우, 눈 주변에 대상포진이 발생한 경우에는 신경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참고로 통증이 심해 수면이 어려운 환자라면 신경차단술 같은 시술적 치료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해 통증 신호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빠른 통증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Q. 통증의학과에서는 어떤 치료를 하게 되나요?
통증의학과에서는 약물이나 수액 치료 외에도 국소 마취제 패치를 사용해 신경 과민 반응을 줄이고, 일상생활 불편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또 초기 단계에서 신경차단술을 시행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신경차단술은 손상된 신경의 흥분을 억제하고 감각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통증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신경 기능 악화를 막는 효과도 있습니다.

Q. 신경차단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발진 부위를 확인해 해당 신경절 위치를 찾은 뒤, ‘C-arm’이라는 영상 투시 장치를 이용해 정확히 확인하고 주사를 진행합니다. 약물이 잘 전달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조영제를 사용해 확인한 뒤 주입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습니다.

Q. 약물만 복용하는 것보다 신경차단술을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가요?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대상포진은 발진이 사라진 뒤에도 통증이 이어지고 신경통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초기 통증을 제대로 조절하지 않으면 신경계가 과민 반응을 일으켜 만성 신경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진행되면 치료가 점점 더 어려워지므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통증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꼭 기억해야 할 점을 짚어 주신다면요?
첫째, 통증과 발진이 동반되면 72시간 이내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둘째, 대상포진 부위를 물리적으로 자극하거나 뜨겁게·차갑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오히려 통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셋째, 통증이 사라진 뒤 6개월 후에는 재발을 막기 위해 대상포진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획 = 황인성 건강 전문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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