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 환자, 커피는 금물?”…전문의가 알려주는 생활습관 팁

  • 기자명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11.21 15:00

평소처럼 커피 한 잔을 마셨을 뿐인데 가슴이 쓰리거나 식사 후 답답함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넘기기 쉽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계속된다면 ‘위식도역류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점막을 자극하면서 속쓰림, 흉통, 이물감 같은 증상을 유발한다. 흔히 알려진 ‘역류성 식도염’이 바로 이 질환의 대표적인 형태로, 초기에는 가벼운 불편감으로 시작되지만 방치할 경우 식도 협착, 출혈, 심지어 식도암으로 진행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소화기내과 전문의 정연상 원장(서울바른정내과)과 함께 위식도역류질환의 주요 증상과 치료 방법, 그리고 생활 속 관리팁까지 살펴본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어떤 병인가요?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 점막을 자극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위산이 올라오면 점막이 헐거나 손상돼 속쓰림, 목의 이물감, 흉통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약물치료로 대부분의 증상은 조절이 가능하지만, 완치보다는 ‘조절과 관리’가 더 중요한 질환입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은 채 약물에만 의존하면 재발이 잦아질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장기간 치료와 관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 위식도역류질환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맞습니다. 과거에는 중·장년층에서 주로 나타났지만, 최근 20~30대에서도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불규칙한 생활 패턴입니다. 야식, 잦은 회식, 불규칙한 식사, 카페인 과다 섭취, 음주, 스트레스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또한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생활 방식 역시 복압을 높여 위산 역류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속쓰림을 유발하는 위염과 위식도역류질환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두 질환 모두 속쓰림을 동반할 수 있지만 원인과 양상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위염은 위 점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주로 공복 시 속쓰림이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점막을 손상시키는 질환으로, 대체로 식후에 속쓰림이나 흉부 불쾌감이 나타납니다. 즉, 공복 시 통증이 두드러지면 ‘위염’, 식후 증상이 심하면 ‘위식도역류질환’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날 때 병원 방문이 필요한가요?
증상이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특히 삼킴곤란, 음식을 삼킬 때 통증(연하통), 흉통의 악화, 토혈, 체중 감소 같은 증상이 동반되거나 일반 의약품 복용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산억제제를 오래 복용하면 위가 약해진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가요?
일반적인 복용 기간과 용량에서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 칼슘이나 비타민의 흡수에 장애가 생길 수 있고, 장내 세균총 변화로 인해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다른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위산억제제는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하고, 장기 복용 시에는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합니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점막을 자극하면서 속쓰림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점막을 자극하면서 속쓰림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위식도역류질환이 있다면 커피를 완전히 끊어야 할까요? 덜 자극적으로 마시는 방법이 있을까요?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식후에 마시는 습관을 들이고, 산도가 낮은 원두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하루 한 잔 이하로 제한하거나, 우유를 넣은 라떼 형태로 마시면 위산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공복에 커피를 마시면 역류가 생긴다고 하는데, 디카페인 커피는 괜찮을까요?
카페인은 위식도 괄약근의 긴장을 약화시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기 쉽게 만듭니다. 디카페인은 일반 커피보다 영향이 적지만, 산도가 높거나 공복에 마실 경우 여전히 속쓰림이나 흉통 등 위식도역류질환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카페인 유무와 관계없이 공복 커피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역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이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 후 2시간 이내에는 눕지 않는 것입니다. 식사 직후 눕게 되면 위산이 쉽게 식도로 역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체중 감량, 탄산음료·기름진 음식·술·커피의 섭취 제한도 필요합니다. 특히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커피·초콜릿 등)은 식도 괄약근의 긴장을 약하게 해 위산 역류를 촉진하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취침 시에는 베개 높이를 10~15cm 정도로 유지하면 위산이 역류하는 것을 막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위식도역류질환이 의심된다면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약물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체중 감소, 토혈, 혈변 등 악화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위내시경 검사를 권장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40세 이상 성인은 2년에 한 번 위내시경을 시행하고 있으므로, 검진 주기에 맞춰 정기적으로 검사받는 것이 좋습니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어떤 방법으로 진단하나요? 내시경 외에 다른 검사도 있나요?
위식도역류질환은 내시경 검사로 식도 점막 손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24시간 식도 산도 검사나 식도 내압 검사를 시행하면 위산이 얼마나 자주, 얼마나 강하게 역류하는지, 식도의 운동 기능은 정상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검사는 질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위내시경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나왔는데도 속쓰림이 지속된다면 어떤 경우인가요?
이런 경우는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시경으로는 식도 점막 손상이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위산이 역류해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입니다. 대부분 약물치료에 반응하기 때문에, 약 복용 후 증상이 호전된다면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위내시경뿐 아니라 대장내시경은 언제 받아보는 것이 좋을까요?
일반적으로 만 50세 이상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장합니다. 다만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혈변·체중 감소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그보다 10년 정도 앞당겨 조기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력이 있을 경우, 대장내시경을 더 일찍 받아야 한다고 하던데 실제로 위험이 큰가요?
그렇습니다. 대장암은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암 중 하나입니다. 부모나 형제 등 직계가족 중 한 명이라도 대장암 진단을 받은 경우, 일반적인 권장 연령(50세)보다 10년 이상 앞당겨, 즉 40세 이전부터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기획 = 이승희 건강 전문 아나운서

Copyright © Mcircle Corp.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