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꾸르륵’… 과민성 대장 증후군 잡는 ‘이 식단’은?[인터뷰]

  • 기자명 권태원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6.09 19:00
  • 수정 2025.09.08 14:14

평소엔 괜찮다가 긴장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배가 아프고,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어 음식 조절을 해봐도 원인 모를 복통이 계속되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기질적 원인이 없는 만성 복통과 배변습관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위장관 질환으로, 가장 흔한 위장관 질환 중에 하나다. 이에 대해 소화기내과 전문의 이기영 원장(송도탑내과)은 진료하는 질환 중에서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라며 “스트레스에 취약한 환자가 많고, 증상이 심한 경우 일상생활을 지속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증상 완화에는 ‘저 포드맵(FODMAP)식단이 도움 된다”라고 설명한다.

이 원장과 함께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원인과 증상, 증상 완화에 좋은 식단까지 상세히 들어봤다.

Q.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어떤 질병인가요?
심한 복통과 함께 배변 습관이 변화하는 질병인데, 그 원인을 혈액 검사나 내시경, 초음파 검사와 같은 정밀 검사로도 찾기 어려운 경우에 진단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이런 것을 기능적 질환 또는 배제적 질환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Q. 원인을 찾기 힘든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잘 걸리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을까요?
대부분 스트레스에 취약한 환자가 많습니다. 학생의 경우에는 학업과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로 생기기도 하고 성인의 경우에는 직장의 업무나 대인 관계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스트레스가 없더라도 불규칙한 식습관이나 수면 문제, 운동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Q. 스트레스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보이는데,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스트레스만 해결하면 치료가 될 수 있나요?
스트레스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가장 큰 유발 요인인 것은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병원에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병원까지는 갈 필요 없는 가벼운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환자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경우 스트레스만 잘 관리하면 호전될 수 있겠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일상생활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는 스스로 노력하더라도, 증상이 또 다른 스트레스를 만들게 되고, 다시 증상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앞서 배제적 질환이라고 말씀드렸는데, 반드시 다른 기질적 질환을 검사를 통해 배제해야 진단할 수 있습니다. 결국 병원 진료와 검사가 필수적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병원에 내원해서 전문의의 진료를 받기를 권합니다.

Q. 스트레스 관리 말고도,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유제품 섭취가 나쁘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네, 증상이 있다면 유제품 섭취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우유에 들어 있는 유당은 ‘이당류’로 포도당과 갈락토스가 결합된 당입니다. 유당은 소장에서 ‘락타아제’라는 효소에 의해서 분해된 이후 장벽을 통해서 흡수됩니다. 그런데 소장에 이당류 분해 효소인 락타아제가 선천적으로 부족하거나 결핍돼서 흡수 불량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유당 불내증’이라고도 하는데, 우유를 마시면 헛배가 부르고, 배에서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난다든지, 복통과 설사 증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는 다른 원인이지만, 유당 불내증이 있는 경우 유제품 섭취를 통한 증상이 스트레스를 발생시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Q.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가 일상에서 증상을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먼저, 긴장이 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하지만, 일상 중에 그런 상황을 모두 피하기는 어렵고, 갑작스레 맞닥뜨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상황을 미리 알 수 있는 경우, 예를 들어 시험이 예정돼있다거나, 중요한 발표나 면접이 예정되어 있다면, 다양한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우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 명상이나 가벼운 스트레칭, 복부 마사지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는 처방받은 약이 있다면, 긴장되고 스트레스받는 일이 다가오기 전에 미리 복용하는 것도 도움 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일주일에 3~5번, 20~40분 정도의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도 도움이 됩니다. 수영이나 조깅, 자전거 타기나 걷기와 같은 운동을 추천합니다.

Q. 평소 식습관 개선을 통해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저 포드맵(FODMAP)식단을 추천합니다. 포드맵은 식단 성분의 앞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으로, F는 발효식품, O는 올리고당, D는 이당류, M은 단당류, A는 and(그리고), P는 폴리올을 뜻합니다. 이런 식품들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저 포드맵 식단’입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음식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발효식품으로는 김치나 치즈, 요구르트, 된장이나 쌈장 등이 있고, 올리고당에는 밀이나 보리, 호밀, 양파, 부추, 파가 있습니다. 이당류에는 우유나 아이스크림, 요거트가 있고, 단당류에는 사과나 배, 망고 같은 과일들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폴리올은 인공 감미료가 첨가된 과자나, 껌 같은 식품이 해당됩니다.

이런 고 포드맵 음식들은 장 안에 가스를 많이 형성을 하기 때문에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음식을 포드맵 성분 함량이 낮은 음식들로 대체하면 증상이 훨씬 완화될 수 있습니다. 바나나, 고구마, 오이, 양상추 등이 포드맵 함량이 적은 식품입니다.

기획 = 임지윤 건강 전문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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