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측만증, 성장통과 다르다…"허리 통증 무시하지 말아야"[인터뷰]

  • 기자명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입력 2025.07.22 14:00

급격한 신체 변화가 이루어지는 청소년기에는 다리나 허리 부위에 성장통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이 반복되거나 자세가 눈에 띄게 구부러진다면, 성장통이 아닌 ‘척추 측만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척추 측만증은 초기에는 뚜렷한 통증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지만, 진행될 경우 디스크 증상이나 체형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행인 점은 척추 측만증은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척추변형 전문의 윤선진 과장(서울부민병원)은 “척추 측만증은 완치가 가능하며, 특히 조기에 발견할 경우 수술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어 “평소 자세가 바르지 않거나 어깨높이에 좌우 차이가 느껴지는 등 의심 증상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윤 원장과 함께 척추 측만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Q.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성장통과 척추 측만증,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성장통은 다리나 허리 주변에 통증이 국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에 척추 측만증은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요. 증상이 진행되면서 성장통과 유사한 증상 또는 디스크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통증이 반복되거나, 자세가 눈에 띄게 구부러지는 느낌이 든다면 단순한 성장통으로 넘기지 말고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기관에서는 간단한 문진과 신체검사만으로도 척추 측만증을 확인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EOS'라는 특수 장비를 사용해 보다 정밀하고, 안전하게 진단하고 있습니다.

Q. 청소년기에 척추 측만증을 진단받는 사례가 많은데요. 성인 중에도 자세가 좋지 않은 분들이 많은데, 유독 청소년기에 진단이 집중되는 이유가 있나요?
청소년기는 척추가 유연하고 쉽게 구부러질 수 있으며, 동시에 신체 성장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시기입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척추에 생긴 작은 변화가 단기간에 눈에 띄는 형태의 측만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성인은 상대적으로 척추가 안정적으로 고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자세가 다소 나쁘더라도 척추 측만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오히려 성인기에 발견되는 측만증 중 상당수는 청소년기에 이미 시작된 변화가 뒤늦게 드러난 경우가 많습니다.

척추 측만증은 측만 각도가 심해질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한 단계까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기 초기에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진단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Q. 그렇다면 청소년기에 척추 측만증 진단을 받으면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척추 측만증은 일반적으로 네 단계로 구분되며, 각 단계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집니다. 먼저, 1단계부터 3단계까지는 비교적 초기 단계로 분류되며, 이 시기에는 운동 치료와 함께 보조기 착용을 병행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됩니다. 특히 측만증 각도가 20도를 넘어서는 시점부터는 보조기 치료를 통해 변형의 진행을 막는 데 중점을 둡니다. 반면, 측만증이 빠르게 악화되어 4단계에 이르게 되면, 더 이상 보존적 치료만으로는 교정이 어려워 수술적 치료가 고려됩니다.

이처럼 척추 측만증은 단계별로 적절한 치료법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확한 상태를 평가받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해, 병원을 찾아 상담 받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Q. 청소년들은 학교에 가야 하다 보니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건 아닐까 걱정되는데요. 이런 부분은 괜찮은가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학생들은 학업과 치료를 충분히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 정도 병원을 방문하면 되며, 진료 시간도 길지 않아 학업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척추 측만의 각도가 큰 경우, 특히 30도에서 40도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드물게 측만이 급격히 진행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한 달에서 석 달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해 치료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에 상태가 안정되면 다시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진료를 받게 되므로, 전반적으로 치료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고 보셔도 됩니다.

Q. 그럼 병원 치료 외에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되는 운동이나 동작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척추 측만증에 도움이 되는 운동으로는 필라테스, 요가, 약한 강도의 취미 정도의 수영(심한 수영은 오히려 측만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운동들은 코어 근육을 강화하고 척추 좌우의 균형을 잡아주는 효과가 있어 척추 측만증 환자에게 특히 권장됩니다.

반면, 한쪽 근육만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테니스나 골프처럼 편측성 운동은 척추 불균형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능한 한 척추에 무리를 주지 않는 대칭적인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외에도 병원에서는 ‘슈로스(Schroth) 운동’이라는 재활 운동 치료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슈로스 운동은 회복 호흡과 자세 인식 훈련을 통해 척추의 만곡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직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도 있지만, 전문적인 지도하에 하면 매우 효과적인 운동법 중 하나입니다.

Q. 마지막으로 환자분들께 꼭 강조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척추 측만증은 완치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특히 이 질환은 발견 시점에 따라 치료 결과가 크게 달라지며, 조기에 진단받을수록 수술 없이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따라서 청소년기에 어깨높이가 다르거나, 허리 통증, 다리 저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성장통으로 여기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척추 측만증은 세계적으로도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진단 기준과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에서는 렌케(Lenke) 진단이나 킹(King) 진단법 등 여러 평가 기준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면서 척추 변형과 척추측만증을 연구하고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지신다면 전문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기획 = 김소현 건강 전문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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